수입차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커지면서 수입차 딜러 영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본급은 100만원대로 아르바이트 수준이지만 한 달에 5대 이상만 팔아도 대기업 초봉인 4000만원대는 쉽게 뛰어넘고 억대 연봉을 받는 것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차 브랜드들이 영업력 강화를 이유로 영업사원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내부 경쟁이 과거 어느때보다 치열해졌다는 전언이다.
수입차 판매왕 연봉 ‘대기업 임원’ 수준…딜러 사원 모집에 ‘석·박사’까지
수입차 영업사원들은 회사로부터 100만원의 기본급과 함께 자신이 판매한 차량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따로 받게 된다. 차 1대를 팔았을때 영업사원에게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대 차량 가격의 5% 수준이다. 차량 모델이 비싸질수록 마진율이 높아지며 1년에 60대 이상만 팔아도 대기업 과장 연봉을 너끈하게 받을 수 있다.
A사에서 5년째 딜러를 하고 있는 이준석(34·가명)씨는 “매달 5~10대씩 꾸준히 팔면 현대자동차(005380)와 삼성전자(005930)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며 “매달 더 팔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본급과 인센티브외에도 차 보험과 할부금융 등을 소개하면 일정 부분 수수료를 딜러가 받게 되지만 비중이 크진 않다.
B사의 한 판매왕은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판 뒤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비서를 붙여주지만 별도로 개인 비서를 5명 이상 더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입차 딜러들의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유학파나 석·박사 학위자들도 딜러 모집에 모여들고 있다. 10~15년 전만 해도 고졸자나 전문대 출신이 많았지만 최근 4~5년사이에는 소위 말하는 ‘스펙’ 좋은 지원자들이 늘었다.
딜러도 독일 브랜드가 ‘인기’…“내부 경쟁 과열”
매달 수입차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BMW와 벤츠, 아우디 등은 영업 사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독일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대세가 되면서 영업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강남쏘나타, 강남그랜저로 중산층의 사랑을 받은 렉서스는 한때 ‘딜러 사관학교’라 불릴 만큼 영업사원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판세가 독일차로 넘어가면서 영업 네트워크가 강한 딜러들은 대부분 독일 브랜드로 옮겨갔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한때 렉서스, 혼다 등이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던 시절에는 영업사원들도 일본 브랜드를 서로 들어가려 했다”며 “하지만 일본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면서 잘 나가는 직원들이 모조리 떠나갔다”고 설명했다.
C사의 5년차 한 영업사원은 “입사했을 당시 지점 영업 사원이 25명이었는데 현재는 50명이 넘는다”면서 “수입차 시장이 커졌지만 영업사원들도 늘어 개인 판매량은 정체되고 할인 요구만 많아져 마진이 크게 줄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대중화된 브랜드들의 딜러 마진이 크게 줄자 일부 영업사원들은 상대적으로 딜러간의 경쟁이 적은 포르쉐나 페라리, 마세라티 등 최고급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 슈퍼카 브랜드는 기본급이 아예 없지만 딜러들의 마진이 높아 1년에 10대만 팔아도 고액 연봉이 가능하다.
한편 수입차 브랜드들은 영업사원이 급격히 늘면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아우디 공식 딜러사인 참존모터스는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약 4주 동안 트레이닝 센터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인 ‘CMBT’를 진행했다. 아우디라는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개인의 비전을 명확히 하고 제품, 영업노하우, 금융에 이르기까지 영업 전과정에 대해 강의를 했다. BMW의 공식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 역시 고객서비스 전문가를 채용해 다양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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