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발표 4개월만에 로스쿨 입학사정관제 '백지화'

"법학계 논의도 없이 무리하게 로스쿨 입학사정관제 추진"
로스쿨 입학사정관제는 '현대판 음서제' 전락 가능성 지적
  • 등록 2013-04-05 오전 7:10:48

    수정 2013-04-05 오전 8:22:55

[이데일리 이정혁 기자]정부가 당장 올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부터 시행하기로 한 ‘로스쿨 입학사정관제’가 백지화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4일 “2014학년도 로스쿨 입학사정관제 시행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대학마다 로스쿨 특성화 분야가 다른 만큼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시작되는 로스쿨 입시는 입학사정관전형 없이 일반전형과 저소득층 대상인 특별전형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당초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지난해 12월 학부 입시처럼 로스쿨에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로스쿨 교육과 취업 연계강화 방안’을 발표했었다. 당시 이주호 전 교과부 장관이 로스쿨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적극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입학사정관제는 로스쿨 지원자의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와 학부성적의 반영 비중을 낮추는 대신 면접을 강화해 예비 법조인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로스쿨 교수는 별도의 연수를 받고 입학사정관 전형자료와 선발기준을 연구하는 등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나왔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로스쿨 입학사정관제가 흐지부지되면서 당시 교과부가 충분한 논의도 없이 설익은 정책을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연합 단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관계자는 “교과부는 올해 로스쿨 입시부터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지만 면접 강화 방안 등 세부적인 논의가 없었다”며 “협의회는 로스쿨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 로스쿨 교수는 “MB정부가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당시 교과부는 로스쿨의 특성과 대학의 사정을 외면한 채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로스쿨 입학사정관제는 LEET를 치른 일반 학생과 형평성 문제와 고위 공직자 자녀의 특혜 시비 등 ‘현대판 음서제’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한 탓에 애초부터 로스쿨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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