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는 그러면서 “(박 후보는) 불통스타일”이라고 했다. ‘강남스타일’을 공격도구로도 활용한 셈이다. 박 후보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불통’ 이미지를 또 건드렸다.
김 후보의 ‘불통’ 공격에 박 후보는 “저는 매일 차 안에서 팔이 아플 정도로 (전화를) 한다”고 반박했다. 평소 박 후보는 책임 있는 언행을 강조해왔으므로 이 발언은 사실일 확률이 높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당내 한 중진의원이 “지금 박 후보 측과 2002년 이회창 후보 곁이 똑같다”고 언급한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02년 대선 선거 기획을 맡았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후보 주위에) 인의 장벽이 생기니까 상식이 통하지 않더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들과 ‘소통’한다. 비박(非朴)계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전화 좀 많이 해 달라”고 했다. 과장된 감은 있겠지만 박 후보가 누구하고 전화하는지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장벽’ 안도 2002년 때와 같다. 박 후보 캠프의 김종인 공동 선대위원장은 “주위에서 (박 후보한테)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한 때 친박 핵심이었다가 관계가 소원해진 유승민 의원도 “다양한 의견을 듣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박 후보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는 생전에 ‘청와대 내 야당’으로 불렸다. 육 여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시중의 비판적 여론도 그대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때로는 불편해했고 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육 여사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은 물론 주변에서도 거의 인정했다.
지금 박 후보에게 필요한 건 육 여사와 같은 ‘쓴소리 스타일’이다. 없다면 강제로라도 그런 사람들을 곁에 둬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박 후보는 육 여사를 바로 곁에서 보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