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로펌 근무는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일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온율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율촌이 가치성장위원회를 왜 만들고 그걸 통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말씀을 듣고 나니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어 합류하게 됐습니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20여년간 기자와 앵커를 하다 2005년 기업인으로 변신했던 이인용 전 삼성전자 사장이 약 20년 만에 대형로펌에 새 둥지를 틀었다. 법무법인 율촌의 가치성장위원장 및 사단법인 온율 공동이사장을 맡은 것.
| 이인용 사단법인 온율 이사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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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시절 어떻게 하면 임직원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찾은 답이 ‘밸류 드리븐 컴퍼니’(Value-driven company, 가치에 기반해 의사결정하는 회사)”라며 “‘이런 가치라면 기꺼이 나를 던질 수 있다’고 할만한 가치를 정하고 그 가치가 회사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면 회사는 ‘굿 컴퍼니(좋은 회사)’를 넘어 ‘그레이트 컴퍼니(훌륭한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율촌과 온율이 구상하고 있는 가치 성장을 ‘밸류 드리븐 컴퍼니의 로펌 버전’이라고 봤다. 이 이사장은 “삼성과 빌게이츠재단이 함께 진행한 ‘저개발 국가를 위한 신개념 화장실 개발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글로벌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업무에서 파트너십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혼자 하는 것보다 잘하는 기관과 손을 잡고 같이 하는 것이 승수효과를 내서 훨씬 더 임팩트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 빌게이츠재단 이사장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서 열악한 위생 환경 때문에 매년 수십만명의 어린이가 장티푸스, 콜레라 등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물이나 하수처리시설이 필요없는 ‘재발명 화장실’(Reinvent the Toilet·RT) 프로젝트를 2011년부터 추진했다. 2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7년가까이 연구했지만 개발에 실패하자 게이츠 이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역량을 갖춘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보라’고 지시했다. 삼성은 2019년부터 3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RT 개발에 성공했다.
| 이인용 사단법인 온율 이사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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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공익활동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런 따뜻한 이야기들을 널리 알려서 세상에 온기를 전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희망을 갖게 되고, ‘살아갈 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이 공익활동에 관심을 갖거나 참여하기 위해서는 ‘타인으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행복바이러스 전파가 필요하다’는 윤세리 이사장의 의견에 이 이사장은 십분 공감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가 잘했다’고 자랑하자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온기를 전하는 취지에서 홍보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하자고 제안했다”며 “자신이 갖고 있는 법률지식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인용 사단법인 온율 이사장 △1957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MBC 기자·워싱턴특파원·뉴스데스크 앵커·보도국 부국장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삼성전자 CR담당(사장) △삼성전자 고문 △(현)법무법인 율촌 고문 및 가치성장위원장 △(현)사단법인 온율 공동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