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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원화 가치를 좌우할 변수로 △미ㆍ중 무역갈등 △위안화 절하 △당국 개입 여부 등 세가지를 꼽는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ㆍ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경우다. 위안화가 달러당 7.0위안을 돌파하면 원·달러는 1230~1240원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게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만 상단으로 여겨지는 1200원선이 돌파할 경우 그간 환율 상승을 사실상 용인해왔던 당국의 개입과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 출회로 인해 환율이 다시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ㆍ중 무역갈등
원ㆍ달러 환율은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상관관계가 더 높았다.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환율은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경기흐름과 수출입 지표에 주로 연동해왔다.
미ㆍ중 무역갈등 심화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마찬가지다. 실제 지난 한달간(4월18일~5월17일) 달러화가 0.54% 상승하는 동안 원화는 달러대비 4.85%나 절하해 호주달러, 대만달러와 함께 미ㆍ중 무역분쟁의 최대 피해 통화가 됐다.
그러나 골이 깊으면 산 역시 높다. 달러화와 과도하게 괴리된 채 급등하는 현상이 오래가기는 힘들다. 미중 무역협상의 긴장 완화에 따라 하락폭도 클 수 있다.
위안화
달러 대비 위안화의 7.0위안 돌파 여부도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늠자다. 달러ㆍ위안화가 7.0위안을 돌파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은 1230~1240원선까지 내줄 것으로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것은 원화 급등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7위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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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지난주 초만하더라도 원화 절하가 과도하지 않다는 진단을 내리며 환율 상승을 사실상 용인했다. 이 때문에 수출업체를 비롯한 환율 상단대기 물량이 행방불명되면서 1190원 목전까지 환율 상승을 허용했다.
그러나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자 지난주 말 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왔다. 당국은 1200원선을 넘어서는 것은 경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선으로 본다. 우리 경제의 ‘위험 신호’로 여겨지는 마지노선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 지난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1190원을 돌파하자 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왔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이 너무 빨리 간다”며 “과도한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고 지나친 쏠림이 있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 긴장이 지속되고 있으나 위안화 환율은 아직 6.9위안을 넘어서지 않고 있어 원·달러 환율도 하방 경직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이 환율 방어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빅 피겨’(1200원)를 앞두고 당국의 대응에도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