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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보다 혼란스러웠던 감사시즌이 마무리됐지만 전문가들은 회계개혁을 위한 작업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반기에는 감사인 지정이 본격화되고 묵혀놨던 회계이슈도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기업들의 회계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의 감사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감사시간은 약 40만시간으로 전년(약 36만시간)대비 11.3% 증가했다. 전년 증가폭(6.4%)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당 감사시간은 1만3300여시간이었다. 기업당 감사보수도 약 9억9400만원에서 11억4300만원으로 15% 가량 상승했다.
KT&G(033780)의 경우 2016~2017년 감사를 맡던 삼정회계법인에서 안진회계법인과 새로 계약을 맺으면서 감사보수(약 23억1300만원)와 감사시간(2만5270시간)이 각각 318%, 187%나 증가했다. 지난해 감사 홍역을 치른 삼성바이오도 감사보수·시간이 각각 40%, 36% 늘었다.
신 외감법은 감사인의 독립성과 책임을 강화해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제도다. 2015년 불거진 대우조선해양(042660)의 분식회계 논란으로 회계개혁 필요성이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계열사 회계 처리를 놓고 감독당국과 대립한 사건은 신 외감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기업의 회계 처리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회계법인은 기업 감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예전처럼 관례대로 처리했다간 사회적 비난은 물론 법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감사 대란은 일단락됐지만 회계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우선 삼성바이오와 금융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 제재를 두고 법정에서 공방을 벌인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셀트리온(068270)이나 포스코건설의 감리 결과도 주요 관심사다. 올해 테마감리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10월에는 금융당국이 처음으로 220여개 기업에 대해 감사인을 지정하게 된다. 그동안 삼일회계법인과 감사인 계약을 맺고 있던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다수 대기업이 포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