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옛 건설교통부) 차관 출신의 정창수 씨가 사표를 낸 후 5개월째 비어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관료 마피아)’ 논란이 고조되면서 최근에야 사장 공모가 시작됐다. 최고경영자(CEO)의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인천공항공사는 크고 작은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공항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공항협의회 총회도 주인(사장) 없는 가운데 행사를 치러야 했다. 지난달 전 세계 주요 공항관리자들이 모이는 ‘공항 마스터 플래닝’ 과정도 직무대행 체제로 치렀다.
환승객 감소나 경쟁 공항들의 추격 등 경영위기 상황 속에서도 사장이 공석이니 대책 마련은 언감생심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CEO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새로운 중장기 사업계획마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경환 경제팀’ 출범에 따라 경제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정작 경제의 한 축인 공공부분은 CEO 인사의 난맥상 등으로 제대로 사업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부처와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청와대와 부처의 인사지연 여파로 공기업 인사는 사실상 ‘올스톱’ 됐다. 국토교통부 산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강원랜드 사장 등이 공석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대규모 경영 공백 사태는 현 정부의 인사 난맥상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민간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도 하루빨리 조직을 정비해 경제 활성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 공공기관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CEO 선임을 미뤄선 안 된다”며 “방만 경영과 과다부채 문제 해결은 물론 건전성 확보 등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공공기관 수장을 뽑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