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필생 통신사, "요금 낮췄는데..."

  • 등록 2013-04-22 오전 6:15:07

    수정 2013-04-22 오전 6:15:07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무얼 하든 별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 스케줄대로 갈 예정이에요.”

하성민 SK텔레콤(017670) 사장이 지난 19일 한 행사에서 최근 이동통신 시장의 공격적인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경쟁사들이 어떻게 나와도 자본력과 고객 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으로 SK텔레콤의 일정대로 요금인하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이석채 KT 회장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을 아꼈다.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대신 음성 무제한 요금제 경쟁을 펴면서 소비자 혜택은 늘어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동섭 SK증권 애널리스트는 KT의 월 5만1000원(2년 약정 시) 유무선 망·내외 음성통화 무제한 상품 출시와 관련 “단기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매출성장이 제한되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정부가 2015년까지 가입비 단계적 폐지, 인터넷전화 전 요금제 허용 등의 정책을 펼칠 예정이라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에서 유선통신 비중이 큰 KT가 스스로 유선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적인 LTE 가입자 늘리기에 나선 이유에서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통업계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현금고배당, 경기방어업종으로 부각되면서 상대수익률이 괜찮았으나 공격적인 요금인하, 규제강화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저렴한 요금제 상품을 출시하면서 보조금을 줄이면 어느 정도 수익 악화를 만회할 수 있지만, 가입비 폐지까지 이뤄진다면 어려움이 커 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부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영업보고서 기준으로 2011년 가입비 총액은 5720억 원 정도다.

일각에선 가입비 폐지 시 새폰으로 옮겨 다니는 메뚜기 족이 양산 돼 단말기 신규 구입 비용이 늘어나거나, 알뜰폰 같은 중소 통신서비스를 죽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가입비 폐지 공약을 지키더라도 통신3사의 망내외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의 요금인하 효과 등을 지켜본 뒤 시기 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T가 최근 내놓은 유무선 완전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 이용자 편익이 증가하지만 통신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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