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시도금고]②은행권 춘추전국시대

'전국정당' 농협·'지역맹주' 지방은행에 시중은행 도전
우리 '서울사수', 하나 '충청사랑'..국민은 '신흥세력'
  • 등록 2012-12-14 오전 7:20:05

    수정 2012-12-14 오전 8:38:16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주요 은행들의 시·도 금고 지정현황을 보면, 농협은행은 영·호남, 수도권 등 지역 구분 없이 지지세력을 구축한 전국 정당에 비견된다. 지역 정치인과 유력 인사, 300만 농민들과의 강력한 ‘민생연대’를 구축하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백방으로 나서준 결과다.

이데일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시·도 금고 현황을 집계한 결과, 우리나라 9개 자치도 단위 제1금고(일반회계)는 예외 없이 농협은행이 자치했다. 84개 군 단위 제1금고도 농협은행이 싹쓸이하고 있다. 전국 261개 제1금고 중 70.1%(183개)를 농협은행이 독식하고 있다.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은행 등 전통적인 지방의 맹주들도 본점이 위치한 홈그라운드만큼은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지역구 정치인과의 긴밀한 연대로 ‘내 구역의 돈은 몽땅 내가 관리한다’는 자세로 경쟁에 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협은행과 지방은행의 세도정치에 차츰 균열이 생기고 있다. 시·도 금고 선정 공개입찰 의무화로 기존 구도가 흔들리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동안 전의를 보이지 않던 대형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1905년 대한천일은행 시절부터 수도 서울의 금고지기를 맡아온 우리은행은 서울시 산하 25개 자치구 금고를 기반으로 세력 확장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 제2금고(특별회계)를 따냈다.

옛 충청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은 충청지역 정당처럼 각별한 ‘충청도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제1금고와 제2금고는 물론 충청남도 제2금고와 천안·아산·당진·서천·보령·충주 등 충청권 주요 도시들의 제2금고와 기금도 관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호남, 충청 등 지역 맹주들이 없는 무주공산에서 세력을 구축하고 있지만, 공성(攻城)보단 수성(守城)에 주력하는 전략이다. 인천과 인천 산하 자치구 모든 금고를 비롯해 경기도와 강원도 강릉·원주·춘천·경상도 안동 등 전국에서 비교적 고르게 제2금고를 관리하고 있다.

떠오르는 신흥 세력은 국민은행이다. 지난 7월 기관영업추진부를 신설해 금고 은행 쟁탈전에 뛰어든 국민은행은 단숨에 부산·광주 등 광역자치단체 제2금고를 따낸 데 이어 천안시와 해남군·의성군에서도 기금 관리 은행으로 선정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개입찰이 시작되면서 내년부터는 주요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경쟁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빗장 풀린 시도금고]①수백억 판돈 '그들만의 리그'
☞[빗장 풀린 시도금고]③총성없는 전쟁…목매는 이유는?
☞[빗장 풀린 시도금고]④지자체 횡포도 갈수록 심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50대 김혜수, 방부제 미모
  • 쀼~ 어머나!
  • 시선집중 ♡.♡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