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야 산다"..케이블TV M&A `강풍`

CJ헬로비전 CJ E&M 4개 SO 인수 추진
경쟁력 잃은 지역 SO 몸값 급등 부작용도
  • 등록 2012-01-27 오전 9:12:11

    수정 2012-01-27 오후 2:52:19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케이블TV업계에 인수합병(M&A)바람이 거세다. 지상파 3사와 오랜 분쟁을 마무리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은 빠르게 유료방송시장을 잠식해오고 있는 IPTV와 생존 경쟁을 위해 앞다퉈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케이블TV 업계에 불어온 M&A 열풍은 대형 MSO들이 주도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올해 안에 CJ E&M이 소유한 4개 지역방송사업자(SO)를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가격은 1000억원에서 12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 E&M(130960)는 2010년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가 보유한 동구케이블방송, 한국케이블TV영동방송, 한국케이블TV전남동부방송, 수성케이블방송 4개사를 함께 사들였다. 이들 4개 SO가 보유한 가입자는 총 56만 가구 수준이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CJ헬로비전의 총 가입자수는 330만 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말 CJ헬로비전 가입자수는 총 274만 가구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권역규제를 완화하면 적극적으로 지역 SO 인수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SO의 방송권역 제한을 폐지한다는 방침아래 규제개혁심사를 거쳐 9월까지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현행 방송법상 1개 SO는 전국 77개 권역 중 3분의 1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또 전체 케이블TV 시청가구의 3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 지난해말 현재 전체 케이블TV 시청 가구는 1490여만 가구다. 

티브로드(가입자 319만 가구) 역시 2015년까지 가입자 수를 500만 가구까지 늘린다는 계획아래 공격적인 마케팅과 M&A를 모색중이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이 치고 나가는 것을 손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가격만 맞는다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HCN(132만 가구)이 포항방송(15만 가구)을 466억원에 사들인데 이어 CMB(134만 가구)가 3년간의 법정다툼 끝에 충청방송(18만 가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4, 5위 업체의 규모 확대 경쟁 또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MSO들이 적극적인 M&A를 추진하는 것은 IPTV와 경쟁을 위해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가입자들의 잦은 이사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크다. 케이블TV 업계는 연간 전체 가입자의 30% 가까운 가구가 이사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역 SO들은 가입자가 자사의 케이블 공급 권역 밖으로 이사하면 위약금은 커녕 임대해준 수십만원대의 셋톱박스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전국사업자인 IPTV는 이런 부담에서 자유롭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커버하는 권역이 넓어지면 가입자의 이사로 인한 손실이 줄어들게 된다"며 "가입자 수가 증가하면 마케팅비 부담이 줄고 지상파 등 프로그램 공급자와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MSO들이 앞다퉈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지역 SO들의 몸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MSO 관계자는 "인수를 타진했던 한 지역 SO 소유주가 터무니 없는 몸값을 불러 협상 자체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며 "인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지역 SO 소유주들이 무리한 가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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