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반납·전환배치·자산매각...기아차, `흑자` 올인

유휴자산 매각·임원연봉 20% 반납..대대적 자구책
노조도 동참..신차라인 전환배치 합의 '탄력적 인력운영'
  • 등록 2008-03-02 오전 9:00:00

    수정 2008-03-02 오전 9:02:06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기아차(000270)가 흑자전환을 위한 근본적 체질개선에 나섰다.

2년 연속 지속된 적자수렁에 벗어나기 위해 최근 유휴자산 매각, 원가혁신, 임원 연봉 20% 반납 등 대대적인 자구노력을 마련한 것.
 
특히 노조도 일감이 없는 생산라인 근로자가 일감이 많은 생산라인으로 이동하는 전환배치에 합의, 신규채용 없이도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2일 기아차에 따르면, 노사는 신차 모하비 생산라인의 96명 전환배치에 합의했다. 노사 대립관계에서 흑자전환을 위한 상생의 첫 발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기아차는 지금까지 전환배치가 어려워 신차를 양산하거나 생산 물량을 늘려야 할 때 다른 라인에 남는 인력이 있어도 추가로 신규 사원을 채용할 수 밖에 없었다. 생산비용이 증가되는 현상을 초래했던 것.
 
그러나 이번에 모하비 신차 생산라인의 전환배치를 노사 합의함으로써 기아차는 신규 채용없이 기존 인력을 투입하는 탄력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전환배치 합의과정에서 대상인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전환배치에 적극 동참하는 등 생산현장 노조원들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또 신차 모하비 출시를 맞아 품질 확보와 납기일정 준수 등 수익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기아차는 회사 차원에서도 필사적으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시화공장 부지를 670억원에, 12월 서산 부지를 1153억원에 매각하는 등 유휴자산을 매각 처분했다. 2년 연속 영업적자로 인해 발생한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기아차 관계자는 "유휴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이자 손실이 줄었다"면서 "기아차가 지난달 발행한 3500억원의 1년 1개월 만기 회사채 이자율은 연 6.9%, 유휴자산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사채 발행금액은 두배 가까이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지속적인 원가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사내외로부터 지난해 3조원의 원가절감 제안을 받았다. 이 중 일부가 품질 검증을 끝내고 신차에 적용되어 약 4000억원을 절감했다.

기아차는 향후 출시할 신차는 달러·원 환율 900원을 견뎌낼 수 있는 원가구조를 맞춰야만 런칭할 계획이다. 올해 출시되는 5개 차종을 포함해 2011년까지 이와 같은 원가구조를 갖춘 신차 14차종을 출시함으로써 초기부터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아차 임원들도 회사의 경영악화를 통감하고 올해 초 연봉 20% 반납을 자진해서 결정했다. 또 이달부터 기아차는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해 전사적으로 '뉴 기아(New KIA)'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희망의 일터, 신뢰의 일터, 자랑스런 일터' 만들기를 목표로 전 임직원이 기업문화의 흐름을 바꾸자는 노력이다.

실제로 기아차는 최근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2006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매년 5∼9%씩 인상되어 인건비 부담이 늘고 있다.

생산성과 판매 효율도 떨어졌다. 차 한대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Hour Per Vehicle)는 37.5로 도요타(22.0)의 60% 수준이며, 1인당 판매대수는 2.4대로 업계 평균 3.9대에 한참 못 미친다.

결국 생산성하락-원가상승-판매가인상-판매량감소-가동률하락-생산성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어온 셈.

기아차는 이에따라 회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노조도 전환배치 합의 등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는 올해 17조4000억원 매출과 매출액 대비 3%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회사와 전 임직원이 동참하는 수익성 개선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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