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삼(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전 대통령의 조깅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독서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문 타자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그린 반려견 스케치(사진=문체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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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영문 타자기는 필수품이었다. 독립운동 시절부터 그의 가방에 늘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당시 78세의 대통령 이승만은 직접 타자기를 두들기며 문서를 작성했다. 조깅화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징품이다. 대통령 시절 청와대 녹지원에서의 새벽 조깅은 복잡한 국정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유일한 특허 보유 대통령이었다. 그는 1974년 사법시험 준비 시절 누워 책을 볼 수 있도록 각도 조절 기능을 갖춘 ‘개량 독서대’를 만들어 실용신안 특허를 받았다.
청와대에 역대 대통령들의 소품이 한 데 모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 개방 1년을 맞아 오는 8월 28일까지 역대 대통령 소품을 모은 특별전을 청와대 본관 세종실과 인왕실에서 연다고 1일 밝혔다. 역대 대통령 12인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통해 청와대에서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다. 청와대 시설물 보호와 관람객 안전을 위해 본관 관람객 동시 수용인원을 200명으로 제한된다.
문체부는 ‘본관 내부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대통령이 국빈을 맞이하고 집무하던 시기의 모습으로 복원 중이다. 전시 기간에는 그간 카펫 보호를 위해 설치돼 있던 덮개 카펫을 철거해 본래의 붉은 카펫을 볼 수 있다. 중앙계단에 설치된 ‘금수강산도’는 산화돼 검게 변한 부분을 김식 작가가 직접 복원해 금빛의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방탄소년단(BTS)이 청와대에서 문화 특사 임명장을 받았을 때 배경에 펼쳐져 있던 10폭 병풍 ‘아애일일신지대한민국(我愛日日新之大韓民國)’도 공개된다.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는 청와대에서 오랜 시간 사용된 가구, 식기 등 생활용품이 전시된다.
전시는 이날 개막에 앞서 언론에 먼저 공개됐는데 역대 대통령의 ‘공’에만 집중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보균 장관은 “대통령의 공과를 다루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으로 우리 대통령들을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