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다 주요국가에서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6시51분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9.63%나 하락한 2만114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만3000달러선에서 급전직하한 것으로, 낙폭은 근 한달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이더리움도 10% 가까이 급락하며 1660달러선에서 머물고 있고, 테더와 USD코인, BNB 등 대부분 코인이 하락 중이다. 특히 솔라나와 카르다노, 리플(XRP) 등은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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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코인 가격 동반 하락은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회피 현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도 하락했는데, 굵직한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내 고위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자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 달러 인덱스가 최근 한 달만에 최고 수준인 107 수준으로 다시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전통적으로 비트코인 가격과 강한 역(逆)의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
수재너 스트리터 하그리브스랜스다운 시장 애널리스트는 “하루 만에 가격이 크게 떨어지긴 했지만, 어느 한 순간에 급락하는 패턴은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이는 시장 내 대규모 포지션을 가진 투자자들의 매도에 따른 것이지, 큰 외부 변수에 의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이먼 피터스 이토로 가상자산시장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 주식시장과 동반해서 코인 가격이 하락 중”이라며 “수요일에 7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안정될 때까지는 정책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들이 확산됐던 것이 위험자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도 최근 수 개월 간 비트코인 가격은 나스닥지수를 비롯한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시장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상승을 보이지 못하자 선물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쥐고 있던 세력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결과도록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