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국악’이라고 하면 옛날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궁가의 ‘범 내려온다’ 대목이 대선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나오고, 전 세계가 열광하는 K팝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 조선 왕실의 행진음악인 대취타를 편곡해 무대를 꾸몄어도 우리 음악은 ‘고루하다’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산재해있다.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국악과 함께 걸어온 저자의 생각도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사람들이 국악을 보다 친근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에 책을 집필하게 됐단다. 쉬운 우리음악 입문서 ‘오늘, 우리의 한국 음악’을 펴낸 음악평론가이자 음악인류학 박사인 현경채 이야기다. ‘좋아해서 듣고 사랑해서 부르는 조선-pop, 국악’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통음악의 의미있는 변신을 책 한 권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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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훨씬 인기가 좋은 악당광칠이나 잠비나이, 블랙스트링 등의 활동을 다각도로 조명했어요. 왕실음악이나 상류사회 풍류음악은 듣기는 어렵지만 한국 사회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것들이죠. 사실 국악이 지금 갑자기 떠오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전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고 국악의 길을 걸어온 친구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들이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거죠.”
책 출간을 기념해 ‘북콘서트’ 등 독자들과 가깝게 만나는 시간도 계획하고 있다. ‘춘앵전’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명인들의 뒷이야기 등 여러 에피소드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국악을 예전 음악이 아닌 요즘 음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전통음악을 공부하려고 해도 국악개론 책은 용어 자체가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은데 이 책이 교양 입문서처럼 읽히길 바라고 있어요. 책을 통해 국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사람들이 국악을 좀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