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루나와 테라USD(UST)는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 폭락 사태를 겪은 한국산 가상자산 루나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UST을 두고 “피라미드 구조는 결국 허물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CNBC는 전했다.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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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자매 코인인 UST의 가격이 개당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코인이다. 이때 전통적인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달러화 같은 법정화폐를 담보로 하고 있는데, UST는 그런 담보 없이 알고리즘만으로 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테더 같은 전통적인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자는 이를 위해 교환을 위한 준비자산을 마련해두고 있지만, UST는 그렇지 않다.
실제 이번달 초 UST 대량 매도 사태로 UST 가격은 1달러를 밑돌았다. 알고리즘대로라면 투자자들이 차익을 노리고 UST를 매수했어야 했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오히려 투매 사태가 벌어졌고 루나 가격은 더 폭락했다.
게오르기에바는 “최근 스테이블 코인 영역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며 “스테이블 코인이 자산으로 뒷받침된다면 (달러화 대비 가치가) 1대 1로 안정적이지만,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 수익률을 제공하기로 약속한다면 그것은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가상자산은 아무 것에도 기반하지 않고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는데, 게오르기에바의 관측 역시 이와 같은 것이다. 심지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테더 같은 전통 스테이블 코인도 가치를 상실할 위험이 있는 건 같다”며 대량 인출 사태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