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그 손이 한 일 기억한다…지희킴 '부지런한 기억들'

2017년 작
손의 인상으로 사람을 기억하는 습관
연쇄드로잉 묶고 감각적 서사 얹어내
  • 등록 2018-03-12 오전 12:10:00

    수정 2018-03-12 오전 12:10:00

지희킴 ‘부지런한 기억들’(사진=금호미술관)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별별 손이 다 있다. 망치질하는 손, 뜨개질하는 손, 반죽하는 손, 새총 쏘는 손. 어느 손도 쉬지 않고 참 바삐 움직인다. 그런데 어쩌다가 사람은 내버리고 그들의 손만 남기게 됐나.

작가 지희킴(35)은 손에 집착한다. 습관 때문이란다.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손의 인상을 통해 누군가의 인상을 기억해내는 오랜 습관. 하지만 작가의 작업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 건 ‘책’이다. 책에서 얻은 사고와 기억을 연쇄적인 드로잉으로 묶고 다시 감각적인 서사를 얹어내는 식.

‘부지런한 기억들’(2017)은 그렇게 완성한 작품이다. 잠든 기억을 깨워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을 만들고 가장 강렬했던 동작을 끄집어냈다. 말이 필요없는 아니 말이 많은 손동작. 부지런한 기억이 부지런한 손을 빌렸다.

내달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금호미술관서 강호연·우정수·정희민과 여는 기획전 ‘2018 금호영아티스트’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과슈·잉크. 131×178㎝. 작가 소장. 금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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