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억 인도시장 진출 채비는 돼 있는가

  • 등록 2015-05-19 오전 3:01:01

    수정 2015-05-19 오후 9:55:19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가 어제 서울에 도착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모디 총리가 양국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박 대통령과 국방·무역·투자·과학기술·인적교류·지역협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힌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3억 인구의 중국에 이어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는 우리 기업들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인도는 인구가 12억명으로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우주항공, 정보통신(IT) 등 첨단산업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기술 강국이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이 7.5%로 중국(6.8%)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을 정도다. 또한 인도는 비동맹 외교의 맹주로 국제무대에서 외교 지평을 넓혀나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활용도가 적지 않다.

인도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물인 ‘타지마할’
그러나 우리는 2009년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의 한 형태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해 경제분야 협력을 강화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실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해의 경우 양국 교역규모는 180억 5000만달러로 한국·중국 간 교역량(2353억 8000만달러)의 13분의 1에 그쳤다. 우리 제품의 인도시장 점유율도 3.0%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방한은 경기침체로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는 한국경제와 우리의 우수 기술과 투자를 원하는 인도경제가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특히 모디 총리가 취임 후 “플라스틱이든 자동차든 위성이든 인도에 와서 만들어 달라”며 25개 핵심 제조분야에 대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는 ‘제조업 세계화전략’은 우리 기업들이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다. 우리 기업들은 2~3년 안에 결과를 얻으려는 단기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양국 간 신뢰를 쌓고 인도의 지역·산업별 ‘맞춤형 투자전략’을 세우는 치밀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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