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비군 훈련장에서 벌어진 총기사고

  • 등록 2015-05-14 오전 3:00:01

    수정 2015-05-14 오전 7:06:10

총기 사고가 발생한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위병소 / 사진=연합뉴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내곡동의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훈련을 받던 예비군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크게 다쳤다고 한다. 현역병 사이의 내무반 생활에서 따돌림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총기사고를 일으키거나 탈영하는 사태에 이어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날 사고가 사격훈련을 위해 10발씩의 실탄이 지급된 직후 일어났기에 자칫 더 큰 희생자를 낼 뻔했다는 점에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가해자가 실탄을 지급받아 한 발을 발사하고는 갑자기 뒤돌아 함께 훈련받던 동료들에게 난사했다는 게 사고의 개요다. 난사 후 본인에게도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이로 인해 훈련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는 게 훈련장 주변에서 흘러나온 얘기다.

문제는 범행의 동기다. 올해 스물세 살인 가해자가 현역시절 B급 관심병사였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전역한 것도 이미 2년 전이라고 한다. 정황으로 미뤄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 대책반이 당사자의 최근 행적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니 조만간 동기가 밝혀질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 사고는 형식적으로 진행되기 쉬운 예비군 훈련방식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특히 사격훈련의 경우에는 좀더 철저한 규율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격 훈련장에서 총기 방향이 고정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부터가 문제다.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동료들에게 총격을 가할 수가 있는 것이다. 현장에 훈련을 통제하기 위해 현역병들이 배치돼 있었다고는 하나 제대로 역할을 다했는지도 가려야 한다. 관심병사 출신에게 총기를 지급하는 훈련 방식도 재고돼야 마땅하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예비군 훈련에 있어서도 기피 움직임이 확대될까 하는 점이다. 사고 직후 예비군 가족들이 부대 앞에 몰려와 훈련을 받는 자식이나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았을까 조바심으로 떨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예비군 훈련 연기에 대한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철저한 대책 마련으로 “총기사고가 무서워 예비군 훈련을 받고 싶지 않다”는 얘기가 들려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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