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의 실리콘반도체, 화합물반도체로 극복"..산학협력 물꼬

장준연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3-5족 화합물로 반도체 공정한계 극복 추진
속도 수십배·전기소모 10분의 1.."남이 하지않은 도전적 목표"
  • 등록 2015-02-11 오전 4:32:34

    수정 2015-02-11 오전 4:32:34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반도체는 회로선폭이 줄수록 전자이동이 쉬워져 전력소비가 줄고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넣을 수 있어 저장용량도 커진다. 한국은 현재 D램의 경우 회로선폭이 20나노미터(1nm = 10억분의 1m)인 제품을 양산하고 낸드플래시는 16나노미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 회로선폭이 14나노미터 미만이 되면 전기적 간섭현상 때문에 전류제어가 어렵고 데이터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미세공정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장준연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지난달 출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이러한 미세공정 한계를 넘어설 대안 반도체를 연구하는 곳이다. 구체적으론 실리콘(Si)이 아닌 주기율표상 3족과 5족 원소들의 화합물로 반도체를 만들고자 한다.

이 연구소의 장준연(50) 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비전은 반도체 소재가 3-5족이 되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는 것이다”며 “우리는 반도체 재료가 될 후보로 시제품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8년부터 반도체 소자와 기기를 연구해온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전문가이다. 연구소는 연구원과 학생 등 총 200여명으로 구성됐다.

3-5족 화합물로는 현재 갈륨질소(GaN)와 갈륨비소(GaAs), 인듐인(InP), 인듐안티몬(INSb) 등이 있다. 물리적 특성 때문에 3-5족 화학물반도체에서 전자 이동속도는 기존 실리콘반도체보다 수십배 빠르다. 전기도 기존 반도체에 비해 8분의 1에서 10분의 1 가량만 든다.

반도체 크기를 줄이지 않아도 재료를 바꾸면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이다.

다만 여기에는 반드시 실리콘 기판(웨이퍼)을 써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산업체가 기존 생산라인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야 새 소재 적용을 현실적으로 볼 것이기 때문이다.

장 소장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만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우리가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한다면 3-5족 화합물 웨이퍼 기반으로 만들었을 것이다”며 연구목표가 상용화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전자 이동도가 매우 빠른 안티몬(Sb) 계열의 화합물반도체 제작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리콘 기판 위에 이를 올리면 박막이 깨져버린다”고 현재 상황을 전하며 “우리가 Sb 박막성장 기술의 노하우를 갖고 있어 연구소 출범을 계기로 일종의 ‘도박’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인터뷰 내내 “남이 하지 않은 것을 해야 한다”며 도전적 목표를 강조했다. 그가 지난 2009년 전자의 자전(스핀) 방향에 따라 켜지거나 꺼지는 ‘스핀트랜지스터 소자’의 구현에 세계 최초로 성공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것이 대표적 성과이다.

장 소장이 아직은 뚜렷한 답이 없는 차세대반도체 개발에 뛰어들며 새로운 도전을 다시 시작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가 개발하는 ‘3-5족 화합물반도체’. 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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