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교황, 낮은 곳에서 '화합' 울림 주고 떠난다

마지막까지 소외된 이들 챙겨
"대화하자" 북한·중국에 손짓
18일 명동성당 일정 마치고 출국
  • 등록 2014-08-18 오전 6:44:00

    수정 2014-08-18 오전 8:17:23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이 열리던 16일 오전 10시경. 시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든 천주교 신자와 일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 북측 끝에서부터 태평로를 지나 시청앞 서울광장까지 거리 전체를 꽉 채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이날 모여든 인파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50만여명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100만여명으로 추산됐다(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4박5일 일정을 마치고 한국을 떠난다. 교황은 지난 14일 서울공항으로 입국해 청와대 환영식을 시작으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솔뫼성지 방문, 광화문 124위 시복식,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등 굵직한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이제 이날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의 미사’를 끝으로 바티칸에 돌아간다.

닷새 간의 일정이었지만 교황은 한국사회에 많은 것을 선사했다. 우선 아시아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국산 자동차를 포프모빌(교황 전용 이동차량)로 선정했고, 비록 기상 때문이긴 했지만 서슴없이 KTX를 이용하는 등 국내 산업계에 자긍심을 안겨줬다. 아시아청년대회에서는 한국 청년들이 아시아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어느 곳에서든 소탈하고 겸손한 언행으로 권력만 잡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국내 ‘리더’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고통받는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위안과 희망을 선사했다. 특히 ‘평화는 정의의 결과’라며 사회에 불의가 만연됐을 땐 비록 전쟁이 없다고 할지라도 참된 평화가 아님을 역설했다. 성직자에게는 “부자로 사는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며 청빈을 강조했다. 광화문 시복식 강론에서는 “막대한 부 옆에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있다”며 자본주의 사회의 부 편중 문제를 정면에서 거론했다.

18일 열리는 ‘평화와 화해의 미사’에 교황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외에도 새터민, 쌍용자동차 해고자,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 등을 초청했다. 교황의 ‘초대리스트’는 끝까지 소외된 이들로 채워진 셈이다. 떠나는 교황은 이제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화합’에까지 손짓을 건넸다. 17일 교황은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가진 ‘아시아주교들과의 만남’에서 ‘북한과 중국 등 교황청 미수교국가들에 대화를 희망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아시아를 향한 열린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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