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지역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이트에 지난 4월11일 옥션과 국내 한 포털사이트의 아이디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이 게재돼 있다. 옥션이 지난 2월 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했고, 지난 4월17일에는 1081만명의 정보가 샜다고 시인했다.
`오투스카이`라는 사이트의 정보게시판에는 포털의 아이디를 거래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사진). 작성자 `룡림`이라는 이가 쓴 `포털 아뒤 팝니다`란 게시물에는 해당 포털사의 사용자 아이디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내용과 함께 거래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
이밖에도 리니지2나 헬게이트런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국내 인기 게임에 대한 계정을 판매한다는 내용과 리니지 자동프로그램, 한국IP 등 불법 프로그램도 매매되고 있다. 심지어는 인터넷포털 사이트와 게임사이트 해킹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며 사례는 두둑하게 하겠다는 글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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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사이트에는 `한국인 인터넷뱅킹 계좌` `대포 통장` `인민폐로 살 수 있는 한국 은행 계좌` `대학교 졸업장`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금융계좌나 위조 문서들이 같은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어 사태 심각성이 크다.
국내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아이디가 대량으로 매물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옥션처럼 이 포털사가 해킹을 당했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아이디는 해킹 없이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킹을 당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면 아이디 외에도 `비밀번호`란 말이 적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장춘 지역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이트가 운영자를 밝히지 않은 점으로 비춰볼 때 해커들이 국내 각종 불법 정보를 은밀하게 거래하는 곳으로 보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해커는 "특정 사이트의 아이디를 대량으로 거래할 때는 비밀번호를 포함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이디는 검색을 통해 수집하거나 전문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구하는 등 수집 방법이 쉽기 때문에 돈벌이를 위해서는 꼭 비밀번호를 포함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킹 가능성에 대해 해당 포털 측은 강력 부인했다.
이 포털 관계자는 "우리가 만일 해킹됐다면 엄청나게 파장이 커지기 때문에 밝힐 수 밖에 없다. 쉬쉬하고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운영 추정 사이트에서 이 포털의 아이디가 매매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아이디를 무작위로 추출해 조합하는 방법, 해킹당한 옥션의 동일한 아이디가 이 포털에도 적용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해커들은 게임 아이템 등 돈되는 사이트를 노린다. 옥션 파문 이후 각별히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