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 못했다…130달러대 유가에 스태그 공포 엄습

WTI, 119.4달러 마감…장중 130.5달러
누구도 예상 못한 레벨…"전망 불가능"
경기 침체 압력 고조…스태그 도래하나
  • 등록 2022-03-08 오전 5:42:59

    수정 2022-03-08 오전 5:42:5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며 폭등했다. 13년여 만의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한층 커졌다.

(사진=AFP 제공)


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2% 상승한 배럴당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8년 9월 이후 13년5개월 만의 최고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치솟았다. 얼마 전까지 월가 내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레벨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139.13달러까지 올랐다. 이 역시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줄곧 120달러 초중반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유가 폭등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급 부족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극단적인 매수세가 들어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유럽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고,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대로 레벨을 높였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이 러시아를 국제 경제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원유 수입 금지 법안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실제 현실화할 게 유력하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고 무역을 중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르면 이날 중 상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 동맹국 참여 없이도 독자적으로 러시아에 원유 제재를 가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다. 에너지 직접 제재는 러시아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로 여겨진다.

독일의 제재 신중론에 이날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으로 약간 하락했지만, 절대적으로 보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대러 제재에서 에너지를 제외하는 걸 지지한다”며 “이는 우리 시민들의 일상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레베카 바빈은 수석트레이더는 “독일이 제재를 꺼린다는 발언으로 가격이 약간 떨어졌다”면서도 “이날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장 상황이 극단적으로 유동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유가 전망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초고유가는 당장 일상 생활에 반영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1갤런=3.785리터) 4.065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18.13% 급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6.86% 뛰었다. 미국 전역에서 가장 비싼 캘리포니아주 모노카운티의 경우 갤런당 5.922달러로 6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재료다. 유가 폭등이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루홀드그룹의 짐 폴센 수석투자전략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포트폴리오 전략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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