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옐로모바일]③거대 벤처연합군의 명과 암

영업접점 및 자원 공유, 크로스 마케팅 등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 있어
자회사 인수 잔금 지연과 조직 운영상 문제점도 노출
주력 서비스인 '피키캐스트'와 '쿠차', 자생적 성장 한계
  • 등록 2015-09-22 오전 1:23:22

    수정 2015-09-30 오전 9:17:2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설립 3년여 만에 70개가 넘는 기업들을 인수하고 대형 투자를 잇따라 유치한 옐로모바일은 국내 벤처업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과도한 인수·합병(M&A)과 방대한 조직 운영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벤처업계 내부에서는 당초 설립 취지였던 합병 자회사간 시너지는 미미하고 ‘기업 쇼핑’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의 이상혁 대표가 주축이 돼 설립한 옐로모바일은 종합 모바일 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떠 저녁에 잠들 때까지 24시간 동안 사용자에게 모바일로 필요한 앱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됐다. 이에 따라 미디어·쇼핑·여행·금융·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을 M&A해 거대 벤처 연합군을 형성한 독특한 구조다.

실제로 옐로모바일에 회사를 넘긴 자회사 관계자들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여행 분야 자회사 그룹인 옐로트래블 소속 한 대표는 “기업 규모가 큰 옐로트래블의 도움으로 총판 영업이 훨씬 수월했다”고 말했다.

옐로디지털마케팅 소속 자회사 관계자도 “자회사끼리 고객 접점을 공유하고 크로스 마케팅을 펼쳐 적은 비용으로도 쉽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자회사 간 인력 교류로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광고 시장에는 전략·크리에이션(창작)·매체·타겟팅 등을 전담하는 업체들이 각각 존재하는데 이같은 가치사슬이 옐로모바일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면서 투입하는 자원은 줄이고 광고 물량은 더 많이 받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옐로모바일의 핵심 비즈니스는 현재까지도 모바일 광고 및 마케팅 분야다.

또한 벤처기업의 자금회수(캐시아웃)가 어려운 국내 여건을 감안하면 옐로모바일의 벤처 기업 M&A는 창업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옐로모바일 본사 사무실 전경(사진=이데일리 DB)
하지만 갖가지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공격적인 M&A에 따른 자금 부족 때문인지 옐로모바일은 자회사에게 인수 대금을 제때 주지않고 있다.

한 자회사 대표는 “약속한 잔금을 주지 않아 대금 지급을 독촉했고 이때마다 준다고 약속해 계약서를 5번이나 변경했다”면서 “결국 가압류 신청과 소송까지 제기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이와관련한 이데일리의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현재 파악된 소송 사항은 없다”고 했다가 이후 “인수·합병 논의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시점에서 상호간 오해는 원만하게 해결됐고 합의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가 직접 나서 이 회사의 잔금을 이달 말까지 주기로 약속했으며, 이 회사는 소송을 취하했다.

또 다른 자회사는 현재 계열 분리를 검토하고 있다. 당초 옐로모바일 측이 약속했던 시너지 효과가 생각했던 것보다 미미하고 자사의 자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옐로모바일은 한 광고 마케팅 회사에 대해서는 최대주주가 아님에도 마치 자회사인 것처럼 홍보하기도 했다. 이에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해당 회사에 일정부분 지분을 투자한 관계사로 자회사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벤처 업계 한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의 최대 서비스는 쿠차와 피키캐스트 정도인데 쿠차는 11번가 등의 오픈마켓의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들 오픈마켓이 잘 돼야 서비스가 활성화 되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면서 “피키캐스트 역시 자체 콘텐츠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는 하나 무단복제 이슈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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