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서방과의 극한 대립을 원치 않는다며 유화적인 발언을 내놨다. 동시에 그는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정치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다며 관할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크림반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쟁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며 “우리가 단결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나 극적인 대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이전보다 대응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국과의 대립과 관련해 “바깥 세계와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서 품위있게 국가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서방국들이) 러시아를 멸시하도록 두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의 농산물 수입 금지에 대해서는 “서방국들에게 피해가 있겠지만 러시아 내 생산자들을 장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가 300대 가까운 구호품 트럭들을 우크라이나로 보낸 이후 나온 것이다. 러시아 트럭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적십자사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국경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말 ECHR이 러시아가 전 러시아 석유회사인 유코스 주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ECHR 관할권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