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경남 밀양은 이런 상황이 잘 전해지지 않는 듯하다. 한국전력(015760) 측은 전력난이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며 오는 11월까지 밀양 765㎸ 송전탑 건설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세우고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의 농성 움막이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쇠사슬과 가스통까지 마련해 두고 강력 투쟁의지를 다지고 있다. 밀양엔 올해도 전쟁 같은 여름이 예고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밀양에 송전탑 건설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에나 가동될 신고리 3·4호기를 위해 송전탑 건설을 올해로 정하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모습까지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 같다. 대의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기 때문이다.
이대로 공사가 강행되었다가는 건설 이후에도 밀양 송전탑 후유증은 계속될 것이 뻔하다. 주민들 간의 반목과 다른 지역에서도 또 다른 송전탑 반대 움직임도 일어날 수 있다. 공사 일정이 지체된다면 공사비는 더 들 수 있다. 그래도 양측이 온 힘을 다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며 보듬는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세월호 침몰로 많은 이들이 상처받았다. 이제는 치유가 필요하다. 치유의 방법 찾기가 밀양에서 시작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