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공구역' 현명하게 대처해야

  • 등록 2013-11-27 오전 7:00:00

    수정 2013-11-27 오전 7:00:00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5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에 대해 “예상치 못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하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가 어제 “일본이 아마 총리가 주장한 ‘예상치 못한 사태’ 같은 재앙을 부르는 행동을 하리라고 중국이 믿는 것은 충분히 타당하다”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 백악관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불필요한 선동 행위’라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ADIZ에 이어도가 들어간 것에 대해 중국 측에 불인정 방침을 통보한 데 이어 내일 있을 한. 중 국방전략대화에서 ADIZ 문제를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중국 ADIZ와 관련해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 . 한 양국은 우호적인 근린 국가”라며 “우리는 (한국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희망한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중국이 이번에 일본의 ADIZ와 넓게 겹치는 ADIZ를 정하고 나선 것은 ‘핵심이익’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ADIZ는 국제법상 영토로 인정받지 못하는 임의적인 공역(空域)이지만 20여개 나라에서 운용중이다. 중국의 새 ADIZ는 중. 일 간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를 포함하며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항공작전권역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센카쿠열도가 중국의 ‘핵심이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말하는 ‘핵심이익’은 외국에 타협 또는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국익을 의미하는 용어로, 주로 영토 문제와 관련해 사용돼 왔다.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타이완 문제 등에 ‘핵심이익’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온 중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는 센카쿠열도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미.일이 군사공조를 강화하고 중국이 ‘핵심이익’ 수호에 집착하면서 동중국해가 긴장을 넘어 대치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당사국들이 의견수렴을 통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내일 한. 중 전략대화에서 양국 간 원만한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한.미.일.중은 물론 필리핀.베트남 등까지 참여하는 서태평양 다자 해상안전 협력체제 수립을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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