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도 현재 정국에 대해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대치정국을 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문 의원의 대선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대선 불복으로 읽힌다”면서 “너무 나갔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朴대통령, 정국해법 적극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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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황선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꼬인 정국의 가장 큰 요인은 박 대통령의 침묵”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게 해법이다. 그것이 책임정치에 맞다”고 진단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선거개입이 잘못 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정원 개혁에 대해 야당과 함께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돌파구는 국민들을 설득하는 박 대통령의 공감능력”이라고 분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은 최근 정국을 두고 “협상이 없는 막장정치”로 규정하면서 “여야와 청와대까지 나서 대화라인을 총가동해 서로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내영 교수는 “현실적으로 대선을 한번 더 치를 수도 없지 않느냐”면서 “야당은 내부에 부정선거 정서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국정원 개혁의제 쪽으로 돌리는데 애를 더 써야 하고, 여당과 청와대는 야당의 문제제기를 마냥 회피해서는 안된다. 여야가 국정원 개혁으로 의제를 좁혀 논의해 추후 이런 일이 없도록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與 무능력이 사태 더 키워”
정국을 이끌어야 할 새누리당이 이같은 초긴장 정국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당이 (야당의 공세에) 정치문제가 아니라 제도개혁에 있어서 더 신속한 자세를 보여 시의적절한 대안을 내놨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성명서’는 바람직하지 않아”
문재인 의원의 ‘대선 불공정’ 성명서 발표에 대해서는 “너무 나갔다” “바람직하지 않다” 등의 의견이 대다수였다. 민주당은 ‘대선불복’에 대해 표면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정황상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이준한 교수는 “(당사자인) 문 의원이 이런 식으로 나서는 것은 한국정치를 오욕으로 빠뜨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캠프 관계자가 ‘지난 대선에 대해 이렇게 느낀다’ 정도로는 얘기할 수 있겠지만,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선거가 끝난 상황에서 불복 뉘앙스의 얘기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내영 교수도 “문 의원이 박 대통령의 정당성을 흔드는 것은 안 된다고 선을 그은 후 정부가 선거개입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논점을 분명하게 했으면 됐는데, 나온 발언만 보면 대선불복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책임있는 야당 지도자의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용철 교수도 “이번 성명서는 대선불복의 선전포고로 해석된다”면서 “문 의원이 너무 앞서나갔다”고 진단했다.
또 야당이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꾸준히 요구하는데 대해서는 “남 원장이 대선개입 의혹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좀 과한 주장이다”(강황선 교수)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제도해결 뒤에 결정해야 한다. 청와대가 야당의 요구대로 받아들이면 국정혼란은 더 심해진다”(김용철 교수) 등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