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업 만들겠다" 손정의 글로벌 영토확장 야심 어디까지...

美 3위스프린트 인수..日통신 1위 등극
'일본판 돈키호테' 세계 1위 목표 가동
  • 등록 2012-10-17 오전 6:00:00

    수정 2012-10-17 오전 6:00:0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남자라면 ‘제일’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 제일을 향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반드시 한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정도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이해할 수 없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기업가다”

일본 3위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 손정의(사진) 회장의 말이다. 이쯤 되면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넥스텔(이하 스프린트)을 201억 달러(약 22조2500억원)에 인수한 그의 파격 행보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 회장은 미국 버라이즌, AT&T 등에 크게 뒤져있는 스프린트의 V자 회복을 자신했다. 스프린트의 인수로 목표도 바뀌었다. 한때 “NTT도코모를 제치고 일본내 1위가 되겠다”던 손 회장은 주저없이 “세계 제일이 될 것”이라고 눈높이를 높였다.

지난 2006년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을 인수하고 ‘일본시장 제패’를 선언한 ‘에피소드1’이 완성되면서 세계 1위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 추월을 목표로 한 ‘에피소드2’가 가동된 셈이다.

손 회장은 지난 2010년 창업 30주년을 맞아 “향후 30년은 300년을 준비하는 시기”라며 “오는 2040년까지 소프트뱅크를 계열사 5000개, 시가총액 200조엔(약 2800조원)의 세계 톱10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기회만 있으면 M&A..22조원 ‘통 큰’ 빅딜도 거침없어

소프트뱅크는 지난 1981년 컴퓨터 소프트웨어 판매회사로 첫 발을 내디뎠다. 첫번째 투자는 설립 후 15년만인 1996년 TV아사히 주식 21.4%를 호주뉴스사와 함께 취득하면서 이뤄졌다. 바로 이듬해 지분을 매각했지만 소프트뱅크는 이를 바탕으로 1998년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에 성공했다.

소프트뱅크의 M&A 일지
인수합병(M&A) 맛을 본 손 회장의 행보는 2000년 이후 더욱 과감해진다. 2000년 일본채권신용은행(현 아오조라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일본은행 사상 다른 업종이 은행업에 진출하는 첫사례로 꼽힌다.

2001년에는 일본에서 최초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ADSL 사업에 진출했다. 본격적으로 통신사업에 뛰어든 시점이다.

2004년 일본텔레콤 인수, 2006년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 인수 등을 통해 휴대폰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소프트뱅크는 2008년 애플 아이폰 판매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2010년 파산상태의 윌컴을 완전 자회사화하면서 400만 윌컴 가입자와 PHS(단거리 통화방식) 기술 등을 확보했다.

이번 대형 거래가 성과되기 불과 2주 전인 지난 1일에는 일본 소형통신사 이엑세스도 인수했다. 당시 손 회장은 “이번 인수로 우리는 일본내에서 최고의 광대역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점유율 경쟁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빈민가 ‘조센징’에서 일본 최대 갑부까지

손 회장은 현재 전세계 80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 전문잡지 포브스는 올해초 손 회장의 재산 규모가 69억 달러(약 7조6000억원)로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사지 노부타다 산토리홀딩스 회장에 이어 일본의 세번째 갑부라고 소개했다.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이 이 자리까지 오르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1957년 일본 남부 규슈의 사가현 빈민가에서 태어난 손정의는 한국 출신이라는 차별을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 나는 너무 말라서 앉아 있으면 아플 정도였다”며 “우리는 이웃집에서 남긴 음식을 모아 가축에게 먹였고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유년기를 회상했다.

16살 나이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손 회장은 UC버클리 경영학부에서 사업가로서 미래를 준비했다. 그는 대학 재학 중인 1979년 음성 기반 다중언어번역기를 발명해 샤프에 1억엔을 받고 팔기도 했다.

졸업 후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1981년 소프트웨어를 도매하는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돈키호테’ 손정의 회장의 세계 제패 꿈은 시작된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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