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중앙위 열린 12일 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일산 킨텍스 중앙위..유시민·조준호 집단 구타
당권파 vs 비당권파 갈등 화합 최고조..폭력사태
  • 등록 2012-05-14 오전 6:00:00

    수정 2012-05-14 오전 7:36:01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4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고양 = 이데일리 박보희·김인경 기자] 12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의 중앙위원회는 아수라장이었다.

비당권파인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가 당권파 당원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다. 같은 자리에 있었던 심상정 공동대표는 겨우 집단 구타를 모면한 채 간신히 몸을 피했다.

이날 진보당 당권파 일부 당원이 일으킨 폭력 사태는 현장을 취재 중이던 방송 카메라를 통해 여과없이 생중계됐다. 당권파의 막가파식 폭력 행사로 진보당은 만신창이가 됐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의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던 이날 중앙위가 최악의 폭력 사태를 겪으면서 진보당의 위상도 땅바닥에 떨어졌다.   ▶ 관련이슈추적 ◀ ☞ `통합진보당 사태` 기사 보기    ▶ 관련기사 ◀ ☞위기의 진보당, ‘해체냐 vs 분당이냐’ ☞진보진영, 통합진보 중앙위 파행에 ‘비극, 참담’ ☞진보당 ‘폭력 난무’..수백명 단상 ‘난입’에 대표단 ‘피신’ ☞민주노총 “진보, 마지막 기대 저버리면 ‘지지철회’” ☞통합진보 ‘성원보고’ 두고 장내 ‘아수라장’ ☞통합진보당 전국위 결국 취소..중앙위 ‘난항’될 듯

◇ 시작부터 긴장감..격한 대립 진보당의 명운이 갈릴 중앙위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날 오후2시 회의 시작부터 긴장감이 넘쳤다. 회의장 주변 곳곳에서 부정 경선 진상조사위원장인 조 공동대표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넘쳐났다. 또 이정희 공동대표는 중앙위 시작 직전 전격 사퇴하고 회의에 불참했다.

오후 2시30분부터 밤 11시30분까지 당권파 당원의 항의로 회의 자체가 진행되지 못한 시간만 4시간30분에 달했다. 또 의장 점거 및 의장단 퇴장으로 2시간 가까이 회의가 중돤됐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회의는 4번의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회의는 초반부터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격한 대립이 이어졌다. 특히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빌미로 국민참여당 출신 중앙위원 선출 과정의 의혹을 제기하며 회의 진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또 당권파 중앙위원과 당원들은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를 끊임없이 외쳤다. ‘심상정 독재자’라는 극단적인 비난 구호도 등장했다.

당권파 당원들은 당권파 중앙위원이 발언할 때만 구호를 멈췄고 중앙위 의장인 심 공동대표가 회의를 진행하면 여지없이 집단 구호를 외쳤다. 참여당 출신 중앙위원의 자격 논란 문제로 중앙위는 오후9시가 넘어서까지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 강령 개정으로 갈등 폭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오후9시40분쯤 폭발했다. 의장인 심 공동대표가 당권파의 회의 방해를 수용하지 않은 채 강령 개정안을 처리하는 순간 당권파 당원 100여명이 일제히 대표단이 있는 무대위로 난입했다. 진행요원이 막아섰지만 순식간에 단상은 점거되고 말았다.

이어 고성과 욕설이 쏟아졌고 멱살잡이가 이어졌다. 당권파의 표적은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였다.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는 고립됐다.

당권파 당원과 비당권파 진행요원의 격한 충돌도 계속됐다.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는 당권파 당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특히 조 공동대표는 집단 구타를 당하는 과정에서 상의가 찢겨지며 탈진 상황에 이르렀다.

심 공동대표의 경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가 오후11시30분쯤 돌아가 “더이상 회의는 불가능하다. 중앙위를 무기한 정회하고 속개 시기와 장소는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13일에도 이어졌다. 심 공동대표가 전자회의에서 중앙위 속개 방안 마련에 나서자, 당권파는 전자회의로 중앙위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원천 무효라며 강력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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