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소기업대출 다시 늘렸다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됐다.

다만,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을 앞두고 이 같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27일 기준으로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 등 6개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308조9771억원으로 전월말에 비해 3조5746억원, 1.17% 증가했다.
 
이는 지난 달 증가율 0.8%보다 0.3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지난 2월 0.97%를 기점으로 5월 1.98%까지 증가추세를 이어갔다.  
 
이후 글로벌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서 8월 0.54%, 9월 1.05%, 10월 0.8%로 저조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이달에는 다시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달 27일까지 6개 시중은행들의 전체 원화대출금이 653조499억원으로 전달말 대비 0.81%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것이다.

4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금융(055550)지주 소속 신한은행이 53조462억원으로 1.5% 늘어 증가율이 가장 컸다. 우리금융지주(053000) 소속 우리은행은 전월말 대비 1.29% 증가한 58조61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소속 하나은행은 37조5309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0.74%증가했고 KB금융(105560)지주 소속 국민은행의 경우 0.55%늘어난 61조2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중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행(024110)은 72조8441억원을 기록해 전월 말 대비 1.06% 늘었다. 외환은행(004940)은 26조2279억원으로 2.65% 확대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장려하면서 은행들도 중소기업 지원을 좀 더 늘린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별로 건전성 관리를 병행하기 위해 정부보증기관과의 협약이나 추가 담보 등을 활용해 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음 달에는 분기말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신규 대출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의 총 수신 증가세가 일시적인 요인으로 꺾였다. 6개 시중은행들의 총 수신은 709억3625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0.52%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달 증가율 2.34%에 비해 4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총 수신 증가율이 대폭 축소된 것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총 수신이 각각 1조5982억원(0.92%), 3조6970억원(2.56%)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은 "증권사, 외국계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빼간데다 정기예금 수요가 후순위채권으로 몰리면서 총 수신 계수가 감소했다"면서 "후순위채권 등을 합치면 은행에 유입된 자금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달 7조원 넘게 급증했던 기업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에서 결제자금 수요로 4조원이 빠진 영향으로 총 수신 규모가 급감했다. 그나마 정기예금이 1조5000억원 늘어나 감소분을 부분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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