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증권가에서는 교체주기를 맞는 아이폰이 2억대에 달하고, 올 하반기 아이폰 신작에 견줄 경쟁 제품이 없어 애플발 호재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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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아이폰 수요 회복에 힘입어 부품업체들이 실적 개선의 발판을 다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는 달리 수요 부진에 대한 전망이 하나 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주요 부품사 중 한 곳인 소니는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소 내년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북미 시장 의 스마트폰 수요가 주춤한 데다가, 중국 역시 부동산발 경제 위기에 직면하며 정보기술(IT) 기기의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아이폰 부품주에 대해 약화한 투심은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한 달간 LG이노텍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34억원, 1311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4억원, 261억원어치를 던졌다. 비에이치 역시 기관이 183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아이폰 부품주 실적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 시장분석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1억47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약 6% 줄어든 수치로,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공격적인 출하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부품 기업의 주가 반등의 여지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애플은 부품 업체에 8~9월부터 가동률 상향을 통한 생산량 증대를 요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2·13 시리즈의 교체주기를 맞아 생산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KB증권은 아이폰15 시리즈 세트 출하량 목표치를 8700만대로 제시하며 4분기에 생산량의 70%가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부품 업체에 8~9월부터 가동률 상향을 통한 생산증량 본격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아이폰 교체 수요 증가와 공급망 차질 단기 해소, 경쟁 모델 부재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어 국내 부품 3사도 올 하반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함께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