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2000년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사이의 불편한 유사성을 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세계적인 석학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가상자산은 어떻게 새로운 서브프라임이 됐나’ 칼럼에서 “가상자산 투자자는 주식 같은 다른 위험자산의 투자자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 (출처=뉴욕타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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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에서 저신용자 상대로 판매하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2007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주택시장 초호황 속에 은행들이 무차별적으로 판 이 대출 상품이 발단이 됐다. 주택시장 거품 붕괴→무더기 대출 부실화→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 줄파산 등으로 이어졌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금융위까지 번졌다.
크루그먼 교수는 “가상자산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달리)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지 않는다”며 “규모가 그 정도로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5년 전 서브프라임 붕괴 사태의 불안한 메아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주식 등 통상적인 위험자산 투자자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NORC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자의 55%는 대학 학위를 갖고 있지 않다.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들이 주식 투자의 중심에 있다면, 가상자산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가상자산은 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열고 있다”면서도 “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비슷하게 칭송했던 시절을 기억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