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올해 2분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문재인정부의 인수위인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이르면 4월에 자영업·일자리 지원 추경, 즉 4차 긴급재난지원금이 편성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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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3차 재난지원금 등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으로 명명된 이번 대책의 골자는 자영업자 등 580만명에게 오는 11일부터 9조3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3차 지원금이 아직 집행도 안 됐는데 4월 추경이 전망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재난지원금의 ‘3개월 효과’ 때문입니다. 정세은 교수는 “작년 선례를 볼 때 이번 재난지원금 효과는 3개월 정도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물론 백신 접종에 따라 경기 흐름은 바뀔 수 있습니다. 2월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에 따라 2분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구매한 백신은 전체 인구를 초과한 총 5600만 명분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올해 1분기, 얀센과 모더나는 2분기, 화이자는 3분기로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예산 조기집행의 효과도 봐야 합니다. 기재부는 올해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72.4%를 배정했고 이 중 사업비 집행목표를 63%로 설정했습니다. 내년도 전체 예산(558조원) 중 인건비·경비 등을 제외한 관리대상사업비(320조원)의 63%(202조원)를 상반기에 투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조기집행률이자 최대 수준의 조기집행 사업비입니다.
그럼에도 4월 추경이 전망되는 것은 자영업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12월21~27일) 서울 소상공인 점포의 신용카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61%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 시기인 9월 첫째 주(-37%)와 비교해도 매출 감소폭이 두배 가량 커졌습니다. ‘자영업 상처’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힘들 전망입니다. 소상공인단체 등에서는 벌써부터 3차 지원금 이후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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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해는 고용한파까지 겹칠 전망입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상용 5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 계획인원(작년 4분기~올해 1분기)은 25만3000명에 그쳤습니다. 이는 고용부가 2011년 이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소 규모(매년 4분기~익년 1분기 기준)입니다. 12월 수출이 플러스(12.6%) 전환됐지만, 후행지표인 고용지표는 올해 상반기에도 녹록지 않을 전망입니다.
올해도 작년처럼 재난지원금 지원 방식을 둘러싼 논란, 지원금 형평성·사각지대 논란, 국가채무 증가 등 재정부담 논란, 소득 양극화 문제 등이 불거질 전망입니다. 정답이 없는 논쟁이 예상됩니다. 미래세대에게 무작정 빚을 떠넘기는 ‘철없는’ 행동도 문제지만, 자영업·저소득층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재정을 아끼는 건 ‘자린고비’라는 지적도 맞는 말입니다.
정세은 교수는 “주식·부동산 부자들은 코로나에도 자산이 증식되지만 극빈층은 더 힘들어지는 양극화가 올해 더 심해질 것”이라며 “IMF, OECD 지적처럼 우리나라는 재정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재정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 ”고 지적했습니다. 민간이 위축된 현 상황에서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올해는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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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국가재정법(89조)에 따르면 정부는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이후 국회 본회의를 통해 추경이 확정된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은 총 35조1000억원 규모로 2020년 7월3일 국회를 통과한 추경이다. 추경은 2015년부터 매년 편성됐다. 2015~2019년은 각 1회, 2020년에는 4차례 추경이 편성됐다. 한 해에 4차례 추경이 편성된 것은 1961년 이후 59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