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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기자]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이 미국의 유통 대기업 월마트와 ‘시너지’를 직접 언급해 주목된다. 협상 완료가 임박한 틱톡 인수전이 마이크로소프트(MS)-월마트 컨소시엄과 오라클의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판세가 조금씩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틱톡 CEO “월마트와 시너지 있다”
바네사 파파스 틱톡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두 회사(틱톡과 월마트) 사이에 여러가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파파스 CEO는 미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처한 틱톡을 이끌던 케빈 메이어 전 CEO의 사임 이후 회사 경영을 임시 총괄하고 있다. 앞서 월마트는 이미 인수전에 뛰어든 MS와 손 잡고 틱톡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CNBC는 “많은 이들이 월마트를 다소 생소한 인수 후보군으로 여긴다”면서도 “파파스 CEO는 두 회사가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음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 단계의 틱톡 매각 협상 분위기를 일부 전한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파파스 CEO는 다만 “협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아마존 프라임’과 유사한 서비스인 ‘월마트 플러스’를 출시 예정인 월마트의 노림수 역시 전자상거래다. 틱톡을 사들이면 단박에 1억명을 잠재적인 정기구독 소비층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성명을 통해 “틱톡이 가진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틱톡 인수가 온라인장터와 광고시장뿐 아니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 소비 성향이 강하다. 월마트가 IT회사가 아니라 유통기업이기는 하지만, 전자상거래로 영역을 넓히려는 만큼 이런 경계는 큰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월마트는 틱톡의 지배주주가 되길 원했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IT회사가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틱톡 인수전 협상은 타결이 임박한 분위기다. 현재 MS-월마트 컨소시엄 외에 오라클, 알파벳(구글 모회사), 사모펀드인 제너럴애틀랜틱·세콰이어캐피털 등이 뛰어들었다. 인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는 포기하기로 했다.
파파스 CEO는 유력 후보군인 MS와 오라클의 장점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MS는 훌륭한 보안 플랫폼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갖고 있고 오라클은 업계를 이끄는 데이터 관리 서비스 역량을 갖고 있다”며 “둘 모두 대단한 기술 회사라고 본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틱톡 미국 사업 부문을 200억~300억달러(약 23조7000억~35조5000억원)에 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협상은 이르면 하루이틀 사이에 완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