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수오 최대 기업인 내츄럴엔도텍(168330)은 두 달 동안 부당이득, 고의성,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원료 중 이엽우피소가 일부 포함됐지만 고의성이 없고 극소량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내츄럴엔도텍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시장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1200억원 하던 연매출은 지난해 445억원, 올해에는 3분기까지 46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9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대한민국 기술대상, 세계 일류상품, 대통령 표창 등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던 회사가 한순간에 파렴치한으로 몰렸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내츄럴엔도텍이 최근 광고를 재개하며 백수오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일부에선 ‘일으킨 물의에 비해 자숙기간이 너무 짧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지만 회사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강변했다. 지난 8월 새 대표이사에 취임한 장현우(47) 대표를 만나봤다.
◇“우수한 품질만큼 ‘소통’ 중요하다는 것 깨달아”
백수오 사태 당시 내츄럴엔도텍은 ‘제품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은 어설픈 대응 탓에 불신이 커졌다. 회사 설립자인 김재수 전 대표는 백수오 문제 해결 후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며 법무실장이던 장현우 이사가 신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백수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명령제 시행 대상이 됐다. 식약처 검사를 통과한 원료만 쓸 수 있는 것인데, 백수오 재배 농가도 대상이라 파종부터 재배, 수확, 포장의 모든 단계별로 식약처와 소비자단체의 검사를 거친다.
◇유럽 ‘노블 푸드’ 인증으로 해외 진출 파란 불
보통 건강기능식품 회사는 막대한 연구비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거의 하지 않는다. 회사는 백수오 복합추출물에 대해 무작위, 이중맹검, 다기관 시험 등 신약개발 과정에서 나올 법한 임상시험을 진행해 효과를 규명했다. 이런 노력 덕택에 백수오 복합추출물은 2010년 미국 FDA로부터 신기능성 물질(NDI) 허가를, 2011년 캐나다 식약처로부터 천연물(NPN) 허가를 받았다. 현재 10여개국에 백수오 복합추출물을 수출하고 있다. 월그린이나 CVS 같은 미국의 유명 드럭 스토어 체인이나 아마존 같은 인터넷 쇼핑몰 ‘갱년기 여성 건강’ 코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EstroG-100’이 바로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복합추출물이다.
◇마이크로 니들 이용한 반도체 화장품 선보여
내츄럴엔도텍은 6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엔도더마’라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주력 제품은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단위의 마이크로 니들(mirco needle)을 이용해 히알루론산을 진피층에 전달하는 패치형 화장품 ‘엔도스킨’이다. 장 대표는 “바르는 화장품은 입자가 커 피부 진피층까지 도달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바늘이 붙은 패치형이지만 통증이 없고, 한 번 붙이면 7일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현재 홍콩, 대만, 필리핀, 태국, 러시아에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 10여개국에 추가 진출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엔도더마를 제약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대신 약을 넣어 통증 없이 맞는 주사가 첫 목표다. 엔도더마의 성장은 내츄럴엔도텍으로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장 대표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백수오 제품과 추출혼합물 원료 판매가 차지하다 보니 백수오 사태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며 “백수오 제품 정상화와 함께 화장품이라는 엔진까지 달리면 회복과 성장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