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가 끝나는 곳의 요금소에는 한자로 ‘삼성(三星)’ 두 글자가 붙어 있었다. 고신구 관계자는 “중국에서 공공시설에 기업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시안을 포함한 산시성(陝西省) 정부가 삼성전자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 건설에 역대 최대 규모인 70억달러를 투자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영문 법인명은 ‘SCS(Samsung China Semiconductor)’다. 법인명 중간에 지명 대신 ‘중국’을 넣은 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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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디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정명원(35·여)씨는 “따롄(大連)에서 식당을 운영하다가 STX가 망한 뒤 폐업 위기에 몰렸지만 시안에서 새로 출발했다”며 “삼성전자와 협력사 직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매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밥 등 한국 분식을 판매하는 한 외식 프랜차이즈는 지난 2년 동안 점포 수를 40개 이상으로 확대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 프랜차이즈의 경영자는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다.
거리 곳곳에 한국어로 된 간판이 걸려 있고, 한국 가요(K-POP)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시안 진출을 타진하고 있을 정도다.
시안은 주(周)·진(秦)·한(漢)·당(唐) 등 13개 왕조가 도읍으로 삼았던 중국의 대표적인 고도(古都)다. 중국 문화의 요람에서 한류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상당히 크다는 평가다.
황 관장은 “삼성전자의 시안 진출로 촉발된 한류 바람을 잘 이용하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재원 및 교민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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