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4.5일 근무제 도입..경영기술보다 '철학' 강조

가족 생일에는 오후 4시 퇴근..'지만가' 제도 이어
월요일 오전 쉬는 4.5일제 도입
직원들 동기부여가 중요..'나만의 경영철학' 만드는 중
  • 등록 2015-01-28 오전 3:00:00

    수정 2015-01-28 오전 3: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우아한형제들은 직원들이 손꼽은 ‘일하기 좋은 회사’로 유명하다.

직원 자신과 배우자, 부모님, 자녀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오후 4시면 강제로 퇴근을 시키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지만가)’ 제도는 많은 직장인의 부러움을 샀다.

그런 우아한형제들이 새해를 맞아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바로 4.5일제 근무제다. 평일 오후를 가족과 함께 지내라며 1~2시간 일찍 끝내는 회사들은 많다. 그러나 반일을 쉬게 하는 기업은 없다. 그것도 월요일 오전을 쉰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4.5일제 제도라고 하면 대부분 금요일 오후 또는 수요일 오후를 쉬는 걸 생각한다”라며 “그러나 이는 제대로 된 4.5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월요일 오전을 쉬다 보니 우아한형제들 직원들은 토요일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2.5일을 쉴 수 있다. 월요병마저도 사라질 수 있는 제도다. 이같은 파격적인 제도 도입에 대해 김 대표는 “금요일 오후나 수요일 오후에 쉬는 제도를 도입하면 결국 일할 사람은 일하게 된다”며 “제도를 만들어도 전시적인 것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 출신인 김 대표는 직원이 늘어나며 경영에 대한 고민이 크지만 경영학을 따로 공부할 생각은 없다. 대신 많은 책을 읽는다. 경영 기술을 배우는 저서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 가장 많이 본 책은 행복과 동기부여와 관련된 책”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마키아벨리와 논어를 함께 읽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다.

“조직이 커지다 보니 제가 생각한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인간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성과를 내는 것이 기업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무엇을 해야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경영기술’ 대신 ‘경영철학’을 쌓고 있는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이 갈 길에 대한 방향성도 뚜렷하게 정했다. 모든 것의 기본은 바로 소비자라는 철학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면 그것은 생산자인 소매점 사장님들에게 돌아간다”며 “사장님들의 매출이 늘어나면 우리의 광고비가 증가하고 우리는 그걸 다시 소비자에게 편리함으로 돌려주면 된다”고 말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1976년생으로 나이키 코리아, 현대카드 등에서 웹 사이트 아트디렉터를 했고 이모션, 네오위즈와 네이버에서 브랜드 마케팅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2003년, 2004년 뉴욕광고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을 휴학 중이다. 2010년 10월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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