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동호회]"그림엔 업무상 절대 보지 못한 동료의 새로운 면이 묻어나요"

파수닷컴 미술동호회..'필라소피'
  • 등록 2014-11-03 오전 6:00:00

    수정 2014-11-03 오전 8:16:08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활동했더니 드로윙 실력이 수준급이 되면서 주변 동료들이랑 지인들이 초상화나 캐리커쳐를 그려달라는 요청이 늘면서 점점 주말이 줄어들고 있다는거요?”

파수닷컴의 그림동호회 ‘필라소피(Feelosophy)를 이끌고 있는 박종현 품질팀 사원은 혹시나 동호회 활동 이후 단점이 있냐는 질문에 웃으며 답했다.

그림 동호회는 일반 회사에서도 찾기 어려운 동호회다. 특히나 소위 ‘공돌이(공대생)’들이 주로 모인 파수닷컴과 같은 IT업체에서는 더욱 그렇다.

박종현 사원 역시 이런 생각에 개인적으로 그림을 배우고 있었다. 어느날 동료와 함께 차를 마시며 얘기하고 있는데 동료 직원 역시 그림에 관심이 많은데 다시 배우기에는 자신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당장 회사 내에 공고를 붙였다. 호응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여명의 회원이 모집되면서 2013년 4월 ‘필라소피’가 탄생했다.

박 사원은 “혼자 그림을 배울 때는 그리는 재미만 있었는데 동료들과 함께 하니 각자 그린 작품을 공유하며 이야기 하는 재미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림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 순간의 기분 까지도 묻어 나온다”면서 “동료가 그린 그림을 통해 업무를 통해서 만나면 절대 알 수 없는 동료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것도 재미”라고 강조했다.

필라소피 회원들은 2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외부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받는 식으로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서 재료비와 강사료, 전시관람료 등 상당부분을 지원해 주고 있어 회원들의 부담이 크지 않다. 동호회를 설립할 때 가장 고민거리였던 ‘장소’ 문제도 회사에서 업무시간 이후 빈 회의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줘 바로 해결됐다.

동호회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지난해 파수닷컴 연말 행사 ‘Year End Party’ 때다. 필라소피 동호회 회원들은 회의실 하나를 동호회 회원들의 드로잉 작품을 전시해 꾸몄다. 그 회의실이 ‘가장 아름다운 방’으로 선정돼 회식비까지 받아냈다.

또 만화가 강풀 씨와 함께 벽화 그리기 자원봉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일화도 의미있었다. 필라소피 회원들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올해는 전시회에 이어 모두의 작품이 담긴 일러스트 북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박 사원은 “일러스트북 내용 구성 및 편집 등 전 과정을 동호회 회원들이 직접 하고 있다”면서 “연말에 일러스트 북이 완성되면 회원들 스스로 1년간의 결과물을 보면서 뿌듯해 할 걸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필라소피 동호회 회원들이 보여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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