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공장 낸드로 가닥?…수익성 극대화 전략

SSD 5년간 평균 17% 확대, D램은 2016년부터 성장세 꺾여
향후 반도체 실적 의존도 높아져, 안정적 수익원 확보 절실
  • 등록 2014-10-13 오전 6:00:00

    수정 2014-10-13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건설하기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단기간 내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낸드플래시 시장에 역량을 집중시켜 실적 변동폭을 최소화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만회할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평택 공장의 활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평택 공장 건설을 위해 15조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중 착공 예정이며 오는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반도체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평택 공장을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306억 달러에서 2018년 356억 달러로 연평균 5% 정도씩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세를 이끄는 주체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집적한 정보 저장 장치로, 기존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SSD 시장 규모가 올해 113억 달러에서 2018년 197억 달러로 연평균 17%씩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HDD 시장은 255억 달러에서 229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은 29%로 2위권 업체와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으로 벌렸다. 평택 공장을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으로 쓰면 수요 급증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시장 성장에 따른 이익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반해 D램 시장은 내년 496억 달러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평택 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인 2017년에는 455억 달러, 2018년에는 443억 달러까지 줄어들게 된다.

모바일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고, 미세공정 기술 발전으로 성능도 향상되고 있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매출 규모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전용으로 짓기로 한 화성 공장 17라인 중 일부를 D램 생산라인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향후 D램 수요가 늘더라도 남은 공간에 추가로 D램 생산장비를 들여놓으면 대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한 라인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동시에 생산하지는 않는다”며 “화성 17라인은 이후에도 D램 생산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을 근거로 평택 공장이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의 시스템 반도체를 주문받아 생산하는 사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퀄컴과 애플 등 주요 AP 제조업체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오스틴 공장을 시스템 반도체 전용으로 전환한 데다 글로벌파운드리 등 대형 파운드리 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 수요 증가에 충분히 대응 가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적 반등의 계기 마련이 절실한 삼성전자는 성장 잠재력이 크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낸드플래시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평택 공장을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이 들어설 평택 고덕산업단지 항공사진.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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