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왔던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업체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중국 돌풍이 스마트홈 시장으로 확산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5년 내 100조 시장…中 업체 ‘군침’
18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올해 480억 달러(49조원)에서 연평균 19%씩 성장해 2018년이 되면 1000억 달러(101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홈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을 스마트 가전과 연동해 통합 제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 국면을 타개할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홈 시장은 2018년 1396억 위안(23조원) 수준으로 커져, 전체 세계 시장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내 가전 및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현지 업체들이 스마트홈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가전업체들도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얼은 중국 업체로는 최초로 스마트홈 시스템인 ‘U-홈(Home)’ 솔루션을 출시했다. 하이얼은 애플이 발표한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HomeKit)’의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애플 사용자가 많은 북미와 유럽의 스마트홈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전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백색가전 업체 메이디도 2018년까지 스마트 가전 판매량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 삼성·LG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선점”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발 역풍을 맞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홈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과 일전을 치르게 됐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 등 운영체제(OS)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중국 업체들과 손을 잡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전용 OS를 개발 중인 구글과 애플이 제조 역량을 갖춘 중국 업체와의 협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중국의 내수 규모를 감안하면 현지 업체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성숙하기 전에 시장을 석권해 선점 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미국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 업체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2억 달러(2035억원)에 인수하는 등 스마트홈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OIC) 부사장은 “기기 간의 연계성 강화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스마트 기기와 가전제품을 더욱 쉽게 연결하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스마트 가전은 기본적인 제어기능만 갖춘 정도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취약해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며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홈 관련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전에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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