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실속형' 대세…주상복합·타운하우스 '외면'

부동산 경기 불황…건설사 중대형 용지 꺼려
조건 낮출대로 낮췄는데…블록형 단독주택지 안팔려
  • 등록 2012-12-16 오전 9:36:12

    수정 2012-12-16 오전 9:36:12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동탄2신도시 시범지구에 공급한 공동주택용지 한 필지는 치열한 경쟁 끝에 중견건설사인 반도건설에 돌아갔다. 중대형 아파트도 함께 지어야 하는 혼합형 토지였지만 입지 여건이 뛰어나 경쟁률이 44대 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똑같이 시범단지 안에 공급된 주상복합용지 한 필지는 찾는 건설사가 없어 결국 유찰됐다. 수도권 알짜배기 땅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에서도 최근 주상복합용지가 처음으로 분양됐지만 3필지 중 1곳만 낙찰됐다. 중대형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 면적도 당초 145, 138㎡에서 131, 128㎡로 축소해 내놨지만 효과가 없었다.

지난달 경기 용인에서 공급된 블록형 단독주택용지 5필지의 경우 LH가 매입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땅값도 무려 20억~30억원 싸게 내놓았지만 결국 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올해 토지 완판 행렬을 이어갔던 세종시에서는 블록형 단독주택지 공급시기를 아예 내년으로 미뤘다. 미분양 발생을 우려한 조치다.

최근 주택시장 트렌드가 ‘실속형’으로 바뀌면서 한때 고급주택의 대명사로 꼽혔던 주상복합·타운하우스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시장 활황기였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LH 토지 판매량을 보면 그대로 나타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해 LH가 내놓은 주상복합·블록형 단독주택용지는 단 한 필지도 팔리지 않았다. 주상복합과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비싸고 중대형 위주라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올해 팔린 공동주택용지를 보면 중소형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올해 매각된 공동주택용지는 총 65필지로 이 중 70%인 46필지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용지다. 올해 세종시에서는 총 21필지의 아파트 용지가 공급돼 경쟁률이 최고 220대1까지 치솟을 만큼 인기가 있었지만 전용 85㎡ 초과 중대형 용지로 나온 3필지는 모두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은 전용률은 낮고 분양가는 비싸 최근 시장 트렌드와 맞지 않다”며 “무엇보다 분양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건설사는 중소형 아파트 용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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