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로부터 걷는 보험료에선 이런 저런 명목으로 수수료를 떼어가고 보험료 인상에는 혈안이 돼 있는 보험사들이 오너 등 주주이익 챙기기엔 사활을 걸고 있는 셈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이달 중으로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금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5일 가장 먼저 주총을 열었던 삼성생명(032830)은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배당성향은 41.8%로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20.76%)은 배당금으로 830억원을 받는다.
교보생명도 지난 1일 이사회에서 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올해 순이익은 545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 줄었지만 주당 배당금은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오히려 66% 올렸다. 배당성향 역시 9.6%에서 18.8%로 2배 높아졌다. 교보생명 오너인 신창재 회장(33.78%)은 전년에 비해 140억원 늘어난 346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을 많이 하지 않았다가 올린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상최대 이익을 낸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올해 배당금을 높여 오너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현대해상(001450)은 주당 1350원의 배당을 결정,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 일가(21.98%)는 265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주당 1200원의 배당금을 결정한 동부화재(005830)는 김준기 동부그룹회장과 아들인 최대주주 김남호씨 등 오너 일가(26%)가 220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LIG손해보험(002550)은 주당 800원의 배당을 결정해 구자원 명예회장과 최대주주인 구본상 부회장 등 일가(23%)가 11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게 됐다.
보험사들의 배당잔치를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금융당국도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올초부터 고배당 자제를 요구했지만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기준인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의 신뢰수준을 95%에서 99%로 강화하는 방법으로 배당자제를 압박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RBC 신뢰수준을 높이면 보험사들이 현 수준의 RBC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21조원 가량의 자본금이 더 필요하게 된다"며 "계획대로 재무건전성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웅 경실련 경제정책팀 금융간사도 "보험사의 수익은 결국 고객돈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주주가치 극대화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고객에 대한 공적책임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