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은행권 고위 임원은 모바일 애플레케이션(앱)을 담당하는 인력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공급자 위주의 딱딱한 구성을 벗어나 소비자들이 재밌게 놀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라는 주문이다. 카카오ㆍ케이뱅크에 이어 토스까지 인터넷은행 대열에 합류하면서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은행권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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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통합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KB국민은행의 대표 앱 ‘스타뱅킹’과 KB국민카드의 ‘KB페이’를 연결하는 ‘슈퍼 금융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구체적인 계획으로 배달의민족 등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콘셉트를 활용해 신한은행 앱인 ‘쏠(SOL)뱅킹’에서도 배달음식 주문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인가받은 내용으로, 서비스는 하반기 앱에 탑재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서울옥션블루와 제휴해 한정판 스니커즈, 아트토이 등 미술작품을 소액단위로 투자하는 공동구매 플랫폼 ‘SOTWO(소투)’ 쏠뱅킹에 탑재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는 신분증 확인 없이 은행 앱에 등록된 생체정보만으로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탑재했다. 하나은행 고객이라면 ‘하나원큐’ 앱을 통해 차량 명의를 이전할 수 있는 것이다. 차량 매도자와 매수자가 중고차 직거래에 합의한 뒤 은행 앱을 이용하면 관공서나 차량등록사업소 등을 방문하지 않아도 중고차 직거래가 가능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사가 금융권에 깊이 파고들면서 은행들도 비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며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금융의 플랫폼화가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