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의 지소미아 우려, 경계해야할 이유…"日정부 거액 후원"

美 유명 싱크탱크 CSIS, "협정 종료는 해로운 결정"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 美싱크탱크 논평 경계
워싱턴 연구기관-일본 정부 '후원 밀월' 지적
日정부, 미국과 함께 최대 후원자
  • 등록 2019-08-24 오전 4:45:00

    수정 2019-08-24 오전 4:45:00

지난 2017년 셔록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모습.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에 대해 미국 군사·안보 분야 연구기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과 관련, 이같은 주장들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출신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팀 셔록은 23일 빅터 차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한국 석좌가 “(협정 종료는) 미국과의 동맹에 해로운(detrimental) 결정”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일본의 엄청난 후원을 받는 싱크탱크의 완전한 오만”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논평했다.

CSIS 등 워싱턴의 유명 연구기관들이 동아시아 안보에 대해 평가할 때는 이들이 일본 정부한테서 막대한 후원을 받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셔록은 전날 한국 정부의 결정이 보도된 직후에도, “미국 관료와 전문가들이 하루 종일 한국의 결정에 대해 떠드는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놀랄 일도 아니다. 워싱턴에서 일본의 로비는 막대한 수준으로, 수백만달러가 주요 싱크탱크로 흘러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로운 결정”이라는 표현으로 한국 정부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현한 빅터 차의 소속기관인 CSIS는 워싱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일본 정부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후원을 받고 있다. CSIS가 공개하고 있는 후원자(donor) 리스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 등과 함께 CSIS에 50만달러 이상한 후원자 목록에 포함돼 있다.

일본은 이처럼 워싱턴의 싱크탱크를 대상으로 한 후원을 강화해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동아시아 지역 연구에 대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나온 브루킹스연구소와 CSIS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 또는 한국계 기관과 워싱턴 싱크탱크 사이의 협력 수준은 일본의 4분의1 수준에 그친다.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연구기관의 수, 후원금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CSIS의 경우 한국 정부는 10만~50만달러 후원 그룹에 포함돼 있다.

워싱턴 연구기관의 이같은 편향성 문제에 대해 지적한 셔록은 미국의 대외 정책과 관련한 보탐사보도를 오랫동안 진행해온 인물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96년 광주항쟁 관련 전두환 신군부와 미국 행정부 관리 사이 비밀 전문인 ‘체로키 파일’을 폭로해 국내에도 알려져 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보도를 수행하고 있다.

셔록은 이날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폐기를 둘러싼 보도를 두고, “미국 정부, 미디어, 싱크탱크의 ‘전문가’들은 오늘 자신들의 ‘원래 색깔’을 드러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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