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부자, 돌직구 토크]"부동산은 끝났다! 금융으로 갈아타라"

빌딩 매매 '청담동의 전설'..투자자문사로 변신 준비
주식투자도 부동산처럼
욕심버리고 5% 수익률 목표
  • 등록 2013-07-12 오전 6:00:00

    수정 2013-07-12 오후 2:36:40

[이데일리 성선화 박종오 기자] 부동산 자산가인 A사장(41)은 지난달 25일 코스피가 1780을 찍었을 때 N주식에 들어가 3일 만에 5.5%의 수익을 올리고 빠져나왔다. 그는 지난 4월 셀트리온이 하한가를 쳤을 때 50% 이상의 손해를 보고 손절매를 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부동산으로 10년 만에 100억원 대 자산가가 된 그가 주식에 투자하는 원칙은 간단하다. 남들이 주가가 떨어졌다고 ‘호들갑’을 떨면 슬그머니 추천 종목에 들어간다. 며칠 뒤 주가가 오르면 딱 5% 정도의 수익률만 내고 나오는 것이다.

부동산 재벌, 소위 ‘빌딩부자’인 그가 주식 투자에 기웃거리는 이유는 뭘까. 이제는 “부동산만으로 돈을 버는 시대가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는 ‘재테크, 직구 토크’ 첫 회 기획으로 100억원 이상 부동산 자산가 3명과 본지 재테크 자문의원인 이연정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점 PB를 모셨다. 8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선술집에서 벌인 난상토론을 가감 없이 소개한다.

◇부동산은 끝났다…“투자자산으로 갈아타라”

2000년대 초반 ‘청담동의 전설’로 불리며 빌딩매매의 귀재로 통했던 B사장은 “이제 부동산 시장은 끝났다”며 “하루 빨리 주식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금융투자가 ‘재테크의 꽃’이 될 것”이라며 “결국 원리를 찾다보면 금융투자로 통한다”고 진단했다. 그가 말하는 금융투자란 단순한 은행 대출이 아니다. 주식·벤처 투자 등 모든 종류의 투자금융을 아우른다. 그가 설립을 추진 중인 것도 투자자문사다. 투자자문사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이 가능하고, 소수의 전문 인력만 채용하면 된다. 청담동 빌딩 수십 채를 거래했던 그가 이제는 투자자문업으로 업종을 바꾸게 되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연 40%의 고수익을 올린 ‘VIP투자자문’이다. 서울대 투자 동아리 출신의 30대 대표이사 2명이 “최근 강남 큰 손들의 자금은 다 쓸어 모은다”는 얘기를 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이다. “절대로 욕심을 내선 안 됩니다. 만약 100억원을 투자했다면 15억원만 벌겠다는 목표를 잡아야 합니다.” B사장이 누누이 강조한 점이다. 특히 단기 투자가 아닌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

유산상속형 부동산 자산가인 30대 중반의 C사장은 크게 공감했다. 그는 최근 도저히 기관 투자자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관들이 투자하는 종목을 눈여겨보고 ‘추종 매매’를 통해 5% 수익만 챙기자고 결심했다. 투자금액도 적다. 한 종목에 500만원 정도다. 그래서 대박을 친 종목이 호텔신라다. 4번에 걸쳐서 약 20%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부동산 자산가인 A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아니, 욕심을 안 부리면 왜 투자를 하느냐”고 반박했다. 대신 그는 삼성전자에 대해서 물었다. 다음날(9일) “삼성전자에 들어가느냐, 마느냐”고 참관한 재테크 전문의원에게 자문했다. 이연정 PB는 “단기 주가는 신의 영역”이라며 “알 수 없다”고 조언했다. 8일 종가는 122만 6000원이었다. A사장은 “주당 118만원까지 떨어지면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118만원이 지지선이라는 것. C사장은 “이럴 땐 장 마감 직전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8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했다.

이연정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점 PB, CFA(국제 재무 분석사)
◇부동산은 잔손 많이 가는 투자, 본업에 방해되면 하지 마라

부동산은 끝났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든 부동산 자산을 정리했을까. 그렇지 않다. 그동안 치우쳤던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투자 자산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적절한 비율로 꼽힌 것은 6대 4다. 부동산 자산이 60억원이라면 금융투자 자산은 40억원 정도가 적정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로 갈아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B사장도 모든 자산을 정리하진 않았다. 본인이 소유한 여러 채의 빌딩 중 일부를 정리 중이란 의미다.

그는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좋은 점으로 “깔끔하다”는 점을 들었다. 사실 부동산 투자에 나설 경우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많아 예상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빌라를 지어 파는 A사장은 최근 비만 오면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분양한 집에 물이 샐까봐 신경이 쓰여서다. 신축 빌라는 하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차라리 지은 지 2년이 지난 빌라가 잔손이 덜 간다는 것이다. 빌라는 대형 건설사가 짓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자는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공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근 공인중개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시로 챙겨서 친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B사장은 매매가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서도 유일하게 제값 받고 고가 빌라를 판 경험이 있다.

월세 관리가 힘들다면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은 “본업에 방해가 되는 재테크는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재테크 때문에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땐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재테크라고 충고했다.

▶빌딩부자 ‘재테크, 직구 토크’… 말말말

◇부동산은 끝났다..이젠 ‘금융의 시대’

-저금리 추이가 이어지며 빌딩, 상가등으로 웃돈이 몰려

-빌딩은 최근 수익률도 낮고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깔끔하고 간편한 금융투자로 이동중 .

◇“내가 피곤하면 재테크 아냐”

-재테크의 기본은 단순하고 내게 불편을 주지 않으며 즐길 수 있어야

-재테크가 피로해지기 시작하면 규모를 줄여야

◇“주식투자도 부동산처럼”

-주식투자를 할때도 부동산투자처럼 해야

-수차례 그 기업을 방문해 내부 사정을 잘 봐둬야 해

-발품 팔아 6개월 이상 돈을 묻어두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져

◇주식투자, 5%만 먹고 나와라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이 쥐락펴락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큰돈을 버는 건 거의 불가능

-큰 욕심 부리지 말고 투자당 5% 정도의 소소한 수익을 내고 빠져나오는 게 가장 이상적

◇쉽게 번 돈, 10배로 잃는다

-돈이 일확천금으로 쉽게 들어오면 그 몇배를 내줘야 해

-미신 같지만 사람 심리상 그렇게 되지 않기가 쉽지 않아

-한방을 노리기 보다 꾸준한 노력으로 벌어야 한다는 지적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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