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순환출자 고리는 14개 대기업집단에서 124개가량 형성돼있다. 규모가 방대한 만큼 이해관계도 조금씩 다르다.
가장 부담을 느낄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012330)를 중심으로 ▲현대모비스→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004020)→현대모비스 등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6.96%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가진 정몽구 회장이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현대차그룹이 기존 순환출자를 끊으려면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가진 현대모비스 주식을 팔아야 한다. 두 회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각각 16.88%, 5.66%다. 지분가치만 5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다만 삼성그룹에는 아직도 16개가량의 순환출자가 있다. 크게 에버랜드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고리다. 경제개혁연구소·착한자본주의연구원 등은 이를 해소하는 비용을 1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나머지 10여개 대기업집단은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한다고 해도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기존이든 신규든 순환출자 금지 자체를 반대한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대기업집단의 투자를 위한 증자시 대주주의 지분율 감소로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순환출자를 금지하면 만회할 방법이 없어 투자의사 결정에 더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순환출자의 대부분은 경영승계 혹은 소유강화 측면이 많다”고 반박했다. 또 “적대적 M&A를 차단하기 위해 순환출자를 이용한다는 것은 생산적인 활동에 투입돼야 하는 자산을 총수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유용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주주들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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