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차]현대차 왜건형 i40, 차 문화를 바꾼다

  • 등록 2011-08-31 오전 10:04:03

    수정 2011-08-31 오전 10:04:03

[이데일리 김필수 칼럼니스트] 국내 자동차 시장은 양적인 팽창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산차와 함께 수입차 시장이 활성화돼 치열한 시장 다툼이 일어나고 있으며, FTA를 계기로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은 다양성과 친환경성을 화두로 소비자 중심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연비와 뛰어난 디자인 등 남다른 특징이 없으면 부각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다양해진 차종은 국내 자동차 산업과 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유럽 등에서는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해 큰 차보다 경소형차가 인기를 끌고, 승용차보다는 왜건형이나 해치백형 등이 많은 인기를 누린다. 수동변속기 장착과 디젤승용차, 몸에 밴 에코드라이브 운동 등이 자동차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좋은 방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4년여 전에 등장한 현대차(005380)의 i30라는 해치백형 준중형급 승용차는 변화를 몰고온 차종이다. 세단형만 선호해 왔던 시장에 해치백 출시 자체가 모험이었다. 그러나 현대차 i30은 적지 않은 성과를 남겼다. 마니아층이 생기고 판매량도 기대치를 웃돌면서 우리의 문화를 바꿔 놓은 것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왜건형 승용차 i40를 출시하게 된 것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용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해치백형 승용차 i30에 이어 왜건형 승용차 i40를 출시해 다시 한번 다양성에 도전하는 것이다.

왜건형은 해치백형보다 더 악평을 받을 정도로 실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승객석과 짐을 싣는 트렁크룸이 분리된 세단형 승용차와 달리 왜건형은 지붕이 뒷 범퍼까지 이어지면서 짐칸이 강조돼 짐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폭스바겐이나 볼보 등 유럽산 수입차도 왜건형만 수입하면 실패했다. 현대차 아반떼 투어링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되는 현대차 i40의 초기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다.   이 차는 유럽에서는 출시된 차종으로, 실용을 중시하는 젊은층들의 엔트리 카로서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i40에는 에어백 등 각종 안전장치와 편의장치가 대형급 수준으로 장착돼 있어 경쟁력 측면에서도 충분하다. 특히 최근 소비자가 차량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세련된 디자인과 고연비는 눈길을 끌기에 손색이 없다.

현대차 i40의 성패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성과 실용성의 시범 모델인 데다 승용디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승용디젤차는 수입차 시장에선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국내는 그렇지 못하다. 8년 전 다양한 국산 승용디젤차가 출시됐지만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환경개선부담금 제도 등 정부의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제도가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정부에서도 긍정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현대차의 왜건형 중형 승용차 i40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중요한 틈새 모델이다. i40의 성공여부는 다양성과 실용성이라는 선진 자동차 문화를 완성시킨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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