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는 지난 2일 1차 임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노-노 갈등속에 조합원 61%의 반대로 부결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장장 4개월을 끈 노사협상에서 불거진 노-사간, 노-노간 깊게 패인 상처를 치유해야 것도 과제로 남았다. 실제로 이번 임협합의안의 반대율도 43.61%에 달해 찬성율과의 차이가 10% 정도에 불과했다.
◇ 파업장기화 부담..조합원 찬성표 몰려
투표함 뚜껑이 열리기까지 2차 임협합의안의 타결 여부는 불투명했다. 현대차내 현장 노동조직이 부결 운동을 벌이는 등 극심한 계파갈등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간 2차 임협합의안은 기본급 월 8만5000원 인상으로 1차때와 같다. 그러나 성과급이 100만원이 더 인상된 `성과급 300%+400만원`으로 맞춰졌다. 이는 지난해 성과급 `300%+200만원`, 1인당 200만원 상당의 현대차 주식 30주를 지급했던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 현대차 임협 뭘 남겼나
올해 현대차 임협의 특징은 크게 사실상 처음 진행된 중앙교섭과 주간2교대제 등으로 묶을 수 있다. 이중·삼중파업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중앙교섭 실시로 단위사업장의 현안 협상은 뒤로 미뤄졌고 협상시간도 그만큼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심야근로를 없애는 주간2교대제는 노사 모두 `윈-윈`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조는 심야근로 폐지를 공식화해 장기적으로 조합원 건강권을 얻어냈다는 평가다. 사측도 생산라인별 인원배치와 물량이동 등을 논의할 수 있어 생산성향상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120일 가까운 임협 과정에서 노사 양측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12차례 파업으로 사측은 7000억원에 가까운 생산 피해를 봤다. 야심차게 준비한 제네시스 쿠페 출시도 연기됐고 아반떼 베르나 등 소형차는 10만대 이상 해외 주문이 밀렸다. 노조는 노조대로 특근 및 잔업 수당을 받지 못해 1인당 400만∼500만원씩 임금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 노조부담 털어낸 현대차, `비상`할까
이날 임협합의안이 가결되면서 현대차는 그동안 짓눌렸던 파업의 멍에에서 벗어나게 됐다.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지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노사교섭은 산별 중앙교섭과 주간2교대 문제 등으로 다른해 보다 힘들었다"며 "앞으로 상호 이해와 양보의 노사문화를 증진시켜 성숙된 협상문화를 정착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현대차 임협 타결은 교착상태에 빠진 기아자동차 임단협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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