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제임스(51)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휴대폰 업계의 ‘거인’ 노키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MS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체제(OS)와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능력이 결합하면서 모바일 업계의 기존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모바일 OS 가운데 윈도우 OS가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이미 모바일 업계의 지각변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MS가 주력으로 벌이고 있는 클라우드(Cloud) 서비스가 모바일 사업에서 MS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높여주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분야에서 MS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모바일 기기와 합해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하게 되면 경쟁사들이 쉽사리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진ㆍ문서ㆍ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외부 서버에 저장해두고 인터넷으로 접속해 스마트폰·노트북 등으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저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한국경제에 대해선 “양질의 규제와 혁신을 적극 추진한다면 한국경제는 활력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MS의 노키아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스마트폰 업계에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나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보유한 업체들 가운데 MS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디바이스에서 혁신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업체 인수는 필수적이었다. 최근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사티야 나델리도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Mobile-first, Cloud-first)’라는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디바이스 산업을 이끌어온 노키아의 경험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하면 다른 스마트폰 관련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 MS가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건가.
- 모바일 OS에 이어 자동차 OS 분야에서도 구글, 애플, MS 등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자동차용 OS 분야에서 MS는 구글이나 애플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MS는 이미 지난 4월에 개최된 개발자 콘퍼런스 ‘Build 2014’에서 ‘Windows in the car’를 발표하면서 최고 수준의 자동차용 OS를 과시했다. 윈도우 기반 스마트폰이 자동차 내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In-Vehicle Infotainment system)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OS였다. IVI에 윈도우 운영체제를 탑재하는 대신, 스마트폰과 IVI를 연결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자동차는 PC와 마찬가지로 대량생산이 되지만 동시에 가장 개인화된 도구라는 측면에서 MS는 자동차 OS 분야의 시장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용 OS는 다양한 경험을 하나의 OS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미 PC OS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MS에 매우 유리한 사업분야다.
-MS가 전망하는 미래 세계 IT 시장의 큰 흐름은 무엇인가.
△MS는 무엇보다 클라우드와 모바일을 향후 세계IT 시장을 이끌 가장 중요한 양대 키워드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와 모바일은 별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은 하나를 구성하고 있는 두 가지 요소다. 앞으로 모바일과 클라우드가 만날 때 비로소 완벽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소비자에게 이런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빼놓을 수 없는 추세가 데이터다. 특히 데이터는 소비되는 대상인 동시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는 하드웨어에서 출발해 소프트웨어 분야로 외연을 확대하는 반면 구글, MS 등은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무엇보다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데는 최고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수적이다. 소프트웨어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노하우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경쟁력 있는 OS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이 불과 몇 개 업체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MS는 PC에서의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X박스와 같은 히트제품을 오래전부터 제조, 판매해왔다. MS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융합전략을 어느 경쟁사보다 먼저 시작한 셈이다. 이제 사용자에게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구분이 아닌 이를 하나로 아우르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든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하드웨어에서 출발한 삼성전자(005930)와 같은 한국기업들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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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일본과 같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의 미래가 다른 어느 국가보다 밝다고 확신한다. 단 ‘양질의 규제(better regulation)와 혁신’이 적절하게 조화돼야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기약할 수 있다고 본다. 창조적 경제는 혁신의 가치를 중시한다. 정부는 무엇보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제품이 상품화되어 시장에서 팔리는 것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혁신이 정착하기 위해선 새로운 아이디어가 환영받고 권장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은 그런 새로운 아이디어가 상품화되어 팔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본공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양질의 규제는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경제후퇴를 극복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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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생으로 미국 UCLA에서 경제학 학사를,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각각 취득했다. 지난 2009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전 세계 MS 법인들 가운데 최고 실적을 거둔 곳에 수여되는 최고 법인상을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받았다.
MS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AT&T 본사 마케팅 총괄, 미국 코코란닷컴 대표, 오버추어 아시아지역 총괄사장,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등을 지냈다. 올해부터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직을 함께 맡으면서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기업들을 대표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등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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