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어렵다보니"…소득보상보험 인기

동부화재 한 달만에 가입 건수 2만건 넘겨
"불경기 지속에 불안한 미래 대비하는 수요 많아"
  • 등록 2013-05-10 오전 6:00:00

    수정 2013-05-10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국내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자리를 잃을 때 생계비를 지원해주는 보험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경기가 좋았을 때는 이같은 상품이 나오더라도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005830)가 지난달 선보인 ‘우리가족소득보상보험’은 한 달 만에 가입 건수 2만1000여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약 700건의 계약이 체결된 셈이다. 이 상품은 국내 손보업계 최초로 상해·질병 구직급여지원금을 최대 100만원까지 주며, 구직급여 일당을 90일 한도로 1만원 씩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최대 90만원까지 장기구직급여 지원금(31·61·91일)도 준다.

앞선 지난해 10월 출시된 삼성화재(000810)의 ‘매월받는 가족생활보험’도 가입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 7208건을 기록한 가입실적은 2월 8570건, 3월 9396건, 4월 1만3793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보험 기간 중 다쳐 50% 이상 장애가 발생하거나 병에 걸려 3급 이상의 장애판정을 받으면 가족에게 닥칠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10년간 매월 생활비를 지원한다.

LIG손해보험(002550)도 기존에 판매하던 소득보상보험을 개정해 오는 6월~7월쯤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비자발적인 실업 탓에 생긴 가정생활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상품”이라며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전망치를 3.2%로 발표한 뒤 올해 1월 2.8%, 올해 4월 2.6%로 꾸준히 낮추고 있다. 기획재정부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3%에서 올해 3월 2.3%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가 이어지면서 대내외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소비와 투자 등 내부 부진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굳건하게 버텨왔던 고용부문도 올해 신규 취업자 수가 28만명으로 지난해(44만명) 3분의 2 수준에 머물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흘러나왔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소득보상보험은 고용보험을 보완하는 공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다”며 “현재 위험 관리에 대한 부담으로 일부 보험사들만 판매하지만, 정책성 보험으로 확대하면 더 많은 보험사들이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제한된 예산으로 운영하는 실업 급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며 “보험사는 새로운 수익기반 창출을, 소비자도 소득 상실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더 힘을 받는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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